2023. 1. 29. 22:44ㆍ나의 이야기
바티칸의 산 피에트로 대성당에 큰 감명을 받고 돌아온 바르셀로나의 한 출판업자가
바르셀로나만의 대성당을 짓자는 운동을 벌여 시민 모금으로부터 성당 건축이
시작되었습니다.
1882년 가우디의 스승이었던 비야르(F. de P. Villar)가 좋은 뜻에 동참하여 무보수로 성당 건설을
시작했지만 무조건 싸게 지으려고만 하는 교구에 질려 1년 만에 포기하고 자신의 제자였던
가우디를 후임자로 추천하였다고 합니다.
젊은 건축가에게 맡기면 공사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교구의 기대는 완전히 빗나갔는데
가우디가 공사를 맡았을 때 그의 나이는 31세였었는데, 그는 스승 비야르가 설계한 초기의 디자인을
폐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면서 죽는 날까지 43년간 이 공사에 남은 인생을
모두 바쳤습니다.
그는 공사 현장에서 직접 인부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설계도를 그려 나갔고, 마지막 10년 동안은
아예 작업실을 현장으로 옮겨 인부들과 함께 숙식하면서까지 성당 건축에 몰입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1926년 불의의 사고로 그는 결국 성당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그의 유해는 자신이 지은 이 성당의 지하 납골묘에 안장되었습니다.
원래 이 납골묘에는 성인이나 왕족의 유해만 안치될 수 있는데, 로마 교황청에서
그의 신앙심과 업적을 높이 사서 허가해 준 것이라고 합니다
그의 사후, 스페인 내전 과정에서 설계 도면이 불에 타 사라져 공사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의 정신을 계승한 후배 건축가들의 기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성당의 건축은 계속되었습니다.
오로지 기부금과 입장료 수입만으로 공사 비용을 충당하고 있어 착공된 지 130년이
넘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2026년에 완공된다고 합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는 총 3개의 파사드(건축물의 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가 있는데,
각각 ‘예수 탄생’, ‘예수 수난’, ‘예수 영광’을 주제로 설계되었고, 이 중 ‘예수 탄생’의 파사드는
가우디가 생전에 직접 완성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예수 수난’ 파사드는 1976년에 완공되었고, 마지막 남은 ‘예수 영광’ 파사드는 현재 공사 중에 있는
상태로 3개의 파사드 위에는 열두 제자를 상징하는 12개의 종탑이 세워지고, 중앙에는 예수를
상징하는 거대한 탑이 세워질 계획으로 현재까지는 8개의 종탑만 완공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우디의 생전 마지막 작품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정면과 후면
그리고 측면의 외부 전경 사진들 위주로 여러분들께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이곳에서 찍었던 사진들이 많은 탓에 건축적인 자료 측면에서 이 성당을
보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음에 올린 글에서는 내부 사진들로만 또 올려드릴 생각입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배경으로
가우디의 명성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린 건축물은 사그라다 파밀리아,
즉 성가족 성당일 것입니다.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이미지에는 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모습이 포함되기 마련인데,
그 규모가 워낙 크고 계획도 현대 건축물답지 않게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하는 것이어서 1-2년이면
건물을 ‘뚝딱’ 짓고 삼십 년 된 아파트는 당연히 헐어 버려야 마땅한 퇴물 취급을 하는 우리의
풍토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그래서 더욱 인상적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유럽의 성당 중에는 짓는 데 몇 백 년이 걸린 곳이
허다한데, 역사 속의 사건이 아니고 현재 일어나는 일이기에 더욱 우리에게 강렬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우디는 본인이 살아 있을 때 성당 건축이 마무리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하는데 “내가 성당을 완성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 않다.
난 늙을 테지만 내 뒤를 다른 사람들이 이어갈 것이다. 작품의 정신은 항상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그것은 작품과 함께 살아가는 세대의 것이다.”
1926년, 그는 전차에 치여 심각한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고, 3일 후에 사망했습니다.
그가 눈을 감은 병원은 루이스 도메넥 이 몬타네르라는 또 다른 모데르니스모 건축가가 설계한
산타 크레우 이 산트 파우 병원(Hospital de la Santa Creu i Sant Pau)이었습니다.
이곳은 가우디가 그토록 열과 성을 다하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의 유해는 성당 안에 묻혔으며 병원에서 성당까지
이어지는 길에는 그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앞에 도착하면 누구나 높이 솟은 탑에 눈길을 빼앗기게 되는데 직육면체도
원통형도 아니고, 꼭짓점이 뾰족하지도 않은, 타원형을 아주 길게 늘여 놓은 것 같은 탑으로 예수의
열두 사도들에게 봉헌되는 열두 개, 복음서 저자들을 위한 네 개, 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에게
하나씩 해서 모두 열여덟 개의 탑이 지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건물의 동쪽, 그러니까 연못이 있는 공원 쪽에 가까운 곳이 가장 먼저
지어 올리기 시작한 ‘예수 탄생’ 파사드입니다.
성당으로 들어가는 문에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마리아를 찾아오는 수태고지 장면, 예수 탄생 장면,
동방박사와 목동이 경배하러 오는 장면 등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파사드 위의 탑 네 개 중 우리가 보기에 가장 왼쪽에 있는 탑이 성 베르나베
(사도행전의 바르나바)에게 봉헌된 탑인데, 가우디가 살아 있을 때 유일하게 완성된
탑이라고 하며 높이는 100미터에 이릅니다.
작년 12월에 완공된 성모 마리아탑의 높이는 138m로 5.5톤짜리 별 조각 설치되었고
2주 전에 완공된 성 루카복음 사가탑에는 소, 성 마르코 복음 사가탑 에는 사자 등
성인을 상징하는 조각이 설치돼 있습니다.
성 요한복음 사가탑과 성 마태오복음 사가탑은 내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며 높이가 172m에
이를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포함한 대성당 준공은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6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수 탄생’ 파사드의 모습
동쪽의 파사드는 예수의 탄생, 서쪽의 파사드는 예수의 수난, 남쪽의 파사드는
예수의 영광으로 꾸며져 있으며 세 개의 문중 가운데에는 예수, 왼쪽문은 요셉,
오른쪽문은 마리아에 대한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마리아의 대관식
사이프러스 나무를 형상화한 것으로 영원을 상징
상부 12개의 탑은 예수의 12제자를 상징하고 가운데 주탑은 예수를 상징한다고 하며
옥수수 모양에 구멍이 있는 까닭은 종소리가 잘 퍼지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탄생의 파사드는 성당의 북동쪽면이며, 가우디가 살아있는 동안 완성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지어진 파사드이기 때문에 현재 주 출입구로 사용되고 있지만, 성당이 최종 완성되면
메인 출입구는 영광의 파사드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예수의 탄생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부조가 많고 화려하며 곡선 위주의
따뜻한 느낌을 주는 파사드입니다.
세 개의 출입문이 있는데, 왼쪽은 요셉에게 헌정된 희망의 문, 오른쪽은 성모 마리아에게
바쳐진 신앙의 문, 가운데는 예수에게 헌정된 사랑의 문입니다.
4개의 종탑은 바르나바, 마티아, 타대오, 시몬을 상징합니다.
종탑은 공중에서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서 가우디의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바르셀로나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종말을 알리는 나팔 부는 천사들
좌측 하단은 요셉의 꿈에 나타난 천사의 경고에 따라 당나귀에 아기 예수와
마리아를 태우고 이집트로 피신하는 성가족
예수의 탄생소식을 들은 헤롯왕이 2세 미만의 아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고 아이를 죽이고 있는 로마병사
어린 예수를 양육하는 요셉
마리아와 요셉의 결혼식
예수의 탄생을 경배하는 동방박사
예수 탄생을 경배하는 목동들
예수 탄생’ 파사드의 예수가 태어난 장면의 조각으로 아기 예수가 태어난 곳이
마구간임을 알려주는 좌측의 소와 우측의 당나귀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와 성령으로 잉태하였음을 알리는 수태고지
성당의 서쪽은 ‘예수 수난’ 파사드로 예수의 수난 장면을 재현해 낸 사람은 조세프 마리아 수비락스
(Josep Maria Subirachs)라는 바르셀로나 출신의 조각가로, 1987년부터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작업을 맡았습니다.
예수의 수난, 고통, 죽음, 희생이라는 주제를 다룬 조각은 서쪽 하늘에서 해가 질 때
점점 어두워지는 성당과 더불어 더욱 드라마틱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세례를 받는 아기 예수
현재 성당의 후면
마법의 숫자 정사각형과 왼쪽 유다와 예수 배반의 키스 장면
예수의 죽음을 슬퍼하는 세명의 마리아
예수 수난의 장면
탄생의 파사드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인 수난의 파사드는 이름처럼
예수의 수난 일대기를 담고 있습니다.
유다의 배신, 유대인들의 고소, 빌라도의 고민,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장면까지.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라는 조각가의 작품입니다.
바르셀로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안토니오 가우디(Antoni Gaudi Cornet)가 만든
건축물들로 그는 1852년 6월 25일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레우스에서 주물 제조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영향으로 17세 때부터 건축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그가 들어간 바르셀로나의 건축 학교에서도 가우디에 대한 교수들의 평가가 갈릴 정도로 개성이
강한 학생이었다고 하며 그의 모든 작품은 자연을 모티브로 삼았고, 직선보다는 곡선의 디자인을
중시했으며, 소재의 선택에서도 남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합니다.
특히 가우디의 마지막 작품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지붕은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카탈루냐의
성지인 몬세라트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되었으며, 가우디 건축의 백미로 꼽히고 있습니다.
가우디가 남긴 건축물 중에서 공통적으로 남겨진 것은 바로 십자가로 평생 독신으로 살아갈
만큼 그는 신앙심이 깊었다고 하는데 그가 남긴 건축물 중에 7개의 건축물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수난의 파사드는 성당의 남서쪽면이며, 가우디 사망 후 가우디가 남긴 도면과 지침에
따라 1954년부터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에 의해 설계되고 건설되었습니다.
가우디가 남긴 도면이 완벽하게 디테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수비라치의 해석이 많이 반영되어,
반대쪽의 탄생의 파사드와는 느낌이 전혀 다른 추상적이고 정형화된 직선 위주의 형상을
띄우고 있어 전혀 다른 건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가우디는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표현한 이 파사드가 관람객에게 경외심과 고통, 공포를 상기시키길
바랬고, "단단하고 벌거벗었으며 마치 뼈로 만든 것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수난의 파사드는 남서쪽 방향이기 때문에 해 질 녘의 잠깐을 제외하고 항상 그늘져있기 때문에
더욱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주는데 이는 가우디가 모두 의도한 사항으로 이에 따라 탄생의 파사드는
인물들도 사실적으로 부드럽게 묘사된 반면 수난의 파사드는 인물들이 추상적이고 각진
딱딱한 양상입니다.
또한 탄생의 파사드는 빈 공간이 없이 덩굴잎사귀 조각이 빼곡하게 들어차 따뜻한 숲 속 같은 느낌이지만,
수난의 파사드는 최소한의 부조만 있어 황량하고 쓸쓸한 느낌을 주는데, 그마저도 뼈모양의 기둥들
감싸고 있어 그 느낌이 더욱 배가됩니다.
4개의 종탑은 야고보, 바르톨로메오, 토마스, 필립보를 상징합니다.
성당의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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