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마비의 가을 하늘로 물들어 버린 인천 계양꽃마루 (2021.9.18)

2021. 9. 18. 21:43나의 이야기

 

천고마비 [天高馬肥]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뜻으로, 

하늘이 맑고 모든 것이 풍성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두보(杜甫) 종조부인 두심언(杜審言) 북쪽 변방을 지키러 나간 친구 소미도(蘇味道)에게 

보낸 편지에, 흉노족의 침입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구름은 깨끗한데 요사스런 별이 떨어지고
가을 하늘 높고 변방의 말은 살찌는구나
안장에 걸터앉아 영웅이 칼을 휘두르니
붓을 들어 승전보를 띄운다

 

- 두심언, 〈증소미도(贈蘇味道)〉

 

 

가을 하늘 드높고 변방의 말은 살찌는구나’라는 구절만 보면 태평시절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로 흉노족은 가을만 되면 살찐 말을 타고 변방에

쳐들어와서 곡식을 약탈하고 노략질을 일삼았습니다.

 

이것이 유목민인 흉노족이 기나긴 겨울을 준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북방 변경에 사는 중국인들은 가을만 되면 언제 흉노족이

쳐들어올지 몰라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결국 ‘가을이 되어 변방의 말이 살찐다’는 말은 적이 쳐들어올 준비를

시작했다는 무서운 예고였던 셈이지요.

 

지금 우리가 좋은 계절이라는 뜻으로 사용하는 천고마비와는 다른 어원입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정말 말이 살찔까요?

 

앞서 흉노의 말은 중국 변방을 쳐들어가기 위해 일부러 살을 찌운 것이고, 어느 해인가

한국마사회에서 서울경마공원의 말들을 대상으로 가을이 되면 정말 살이 찌는지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말들의 체중이 가장 많이 나가는

달이 10월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조사 결과 대로라면 가을에 살이 찌는 것이 맞는 셈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실은 이렇다고 합니다.

 

"자연 상태의 말들이라면 몰라도 항상 훈련을 해야 하는 경주마들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체중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합니다."

 

 

신안 3개월 살이 기간 중 중추절 기간 중 잠시 상경한 틈을 이용하여 방문한

계양 꽃마루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