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윤석남 개인전 2021.3.23 학고재)

2021. 3. 24. 14:36나의 이야기

 

학고재 전경

 

(윤석남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역사를 뒤흔든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

 

전시기간: 2021.2.17~2021.4.3 (입장료 무료)

 

윤석남은 아시아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립니다.

 

가부장적인 동아시아 문화속에서 반기를 든 여성주의의 움직임을

가장 잘드러내는 작가로 손꼽힙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 속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초상 연작과 대형 설치 작업을 함께 선보이고

있는데 전시 개막에 맞추워 김이경 소설가가 동명의 책을 출간한다고 합니다.

 

전시 서문은 지난 20여 년간 윤석남 및 한국 여성주의 미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지속해온 김현주 추계예술대학교 교수가 썼다고 합니다. 

 

역사의 뒤편에 가려져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윤석남 화백(82·사진)의

붓을 통해 후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윤석남의 개인전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전에서 입니다.

 

이번 전시는 남자현 열사를 비롯해 강주룡,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김 알렉산드라,

김옥련, 박자혜, 박진홍, 박차정, 안경신, 이화림, 정정화, 정칠성 등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화와 대형 설치작업 ‘붉은 방’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노동운동가,간호사,비행조종사, 임시정부 주요 인사, 무장투쟁 운동가 등으로 활약했으나

역사 속에서 단 하나의 그림이나 글로도 남지 못했던 여성 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을

학고재 전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를 제외하고는 일제강점기 여성들의 활동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는데

윤석남의 채색으로 살아난 그들의 결연한 기운과 의지는 후세의 기억 속에서 멀어졌어도

그들 역시 이 땅을 지켰노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조국은 공짜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

 

윤 화백은 아시아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꼽히는데 아크릴로 서양화를 그렸던 그는

2011년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을 보고 충격받아 전통 방식 채색화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한지 위에 가는 붓을 이용해 안료를 입힌 2018년 채색화로 그린 자화상을 처음

선보인 뒤 2019년 여성 지인 22명의 초상화 연작을 발표했습니다.

 

 

박지혜 초상

 

독립운동가 신채호(1880-1936)의 아내로 1920년 신채호와 결혼하기 이전의

활동에 대해서는 조명된 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박자혜는 1919년 3·1운동 당시 간호사로서 부상자들을

치료하다 민족적 울분을 느꼈습니다.

 

간호사들을 모아 ‘간우회’를 조직했고, 만세 시위와 동맹파업을

시도하다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 됐으나

대중에게는 그 이름이 아직 낯섭니다.

 

 

박진홍 초상

 

사회주의 운동가(월북)

 

 

정칠성 초상

 

기녀 출신으로, 일제 강점기 사회주의 계열에서 활동한 항일 독립 운동가,

별칭은 금죽(錦竹)으로 월북 

 

 

김마리아 초상

 

 교육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널리 신망 받은 인물로 3·1 운동을 일으키는 데 적극

가담했으며 체포 후 극심한 고문을 겪어 평생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1944년 투병 끝에 숨을 거둘 때까지 독립에 대한 열망과 민족의식을 잃지 않았습니다.

 

1962년 그의 업적을 기리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습니다.

 

“한시도 독립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여성 독립운동가 김마리아는 언제부터 조선의 독립을 생각해왔느냐는

일본 검사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항일 여성단체인 대한민국 애국부인회 사건을 심문받으면서 한 말로 김마리아는 대한민국애국부인회

회장을 맡아 임시정부에 자금을 전달하고 조직을 확대하던 중, 동료의 배신으로 검거돼 심한

고문을 당했지만 흐트러짐이 없었다고 합니다.

 

 

김옥련 초상(1907.09.02.~2005.09.04. 건국포장)

 

김옥련은 북제주 출생으로, 1932 1월 제주도 구좌면에서

해녀들의 권익 침탈에 항거하는 시위를 전개했습니다.

 

1931년 해녀들에 대한 일본 관리들의 가혹한 대우와 제주도 해녀 조합 어용화의 폐단이 있자, 

해녀들은 1931 12 20일 요구조건과 투쟁방침을 결의했다가 6개월 정도의 옥고를 치렀습니다.

 

 

 

강주룡 초상(1901~1932 건국훈장 애족장)

 

1931년 노동조합 주동자로 일제의 노동 착취에 항거하고

을밀대 지붕 위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인 강주룡 지사.

 

 

김명시 초상(1907~1949)

 

조선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여성 독립투사 김명시는 일제강점기 상해 한인 청년동맹 부인부 책임,

중국 공산당 한인지부 선전부 책임, 조선의용대 부녀 복무대 지휘관 등을 역임한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입니다.

 

 

 

권기옥 초상(1901~1988 건국훈장 독립장)

 

 권기옥(權基玉)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로 남경 국민정부

항공서 소속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산하 한국 애국부인회

사교 부장을 지낸 독립운동가입니다.

 

 

이화림 초상(1906~미상)

 

일제강점기 조선의용대 여자복 무단 부대장을 역임한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박차정 초상(1910~1944 건국훈장 독립장)

 

의열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남경 조선 부녀회를 결성하고 여성들의 민족해방운동을 이끌었던

박차정 지사는 여성의 몸으로 일제와 무장투쟁을 전개하던 그는 1939년 장시 성 곤륜산(崑崙山)

전투에서 부상을 당하였고, 이때의 후유증으로 1944년 35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하였습니다.

 

 

남자현 초상(1872~1933, 건국훈장 대통령장)

 

소복을 입은 여성이 강직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다른 손가락보다 한 마디 짧은 왼손 약지에는 흰 붕대가 칭칭 감겨 있습니다.

 

무장 독립운동단체 서로군정서에서 무력투쟁에 앞장섰고, 독립운동가들의 분열을 막기 위해

두 번이나 혈서를 쓰고 단지(斷指)를 한 열사입니다.

 

독립 의지를 전하는 혈서를 쓰기 위해 손가락을 자른 남자현은 영화 ‘암살’(2015)에서

전지현이 연기한 안옥윤의 모델이 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가 임종 직전 아들에게 남긴 유언은 결연합니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고 정신에 있다.

독립은 정신으로 이루어지느니라.”

 

 

정정화 초상(1900~1991 건국훈장 애족장)

 

1920년 독립운동을 위해 상해로 망명한 시아버지와 남편을 찾으러 상해를 찾았다가

임시정부의 자금조달 밀사로 국경을 여러 차례 넘나든 인물입니다.


 

안경신 초상(1988~미상, 건국훈장 독립장)

 

일제강점기 대한 애국부인회 평양 본부 교통 부원, 강서지회 재무를 담당한 독립운동가.

 

 

김 알렉산드라 초상(1885~1918)

 

일제강점기 하바롭스크 시당 비서, 극동인민위원회 외무부장 등을 역임한 사회주의 운동가.

 

 

대형 설치 조형물 "붉은 방"전경

 

 

북촌을 찾았다가 우연하게 들렸던 윤석남의 개인전을 돌아본 후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의

이념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았지만 아직도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거부감을

떨쳐버린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가 않았습니다.

 

아직도 제 마음속엔 많은 앙금들이 있는 까닭인지..... 

 

단순한 작품들로만 바라다보면 좋은 작품들이겠지만,

이념이란 굴레가 적용되었던 탓인지.....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