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5. 12:32ㆍ나의 이야기
지리산 자락을 수놓으며 굽이굽이 흘러가는 섬진강을 따라가면 매화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는 섬진마을이 있습니다.
이 마을의 농가들은 산과 밭에 곡식 대신 모두 매화나무를 심어 매년 3월이 되면
하얗게 만개한 매화꽃이 마치 백설이 내린 듯, 또는 하얀 꽃구름이 골짜기에
내려앉은 듯 장관을 이룹니다.
매화나무 집단재배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청매실농원에는 1930년경
율산 김오천 선생이 심은 70년생 고목 수백 그루를 포함하여 매화나무 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으며, 매실 식품을 만드는데 쓰이는 전통옹기 2,000 여기가
농원 뒤편 왕대숲과 함께 분위기를 돋웁니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 김용택 -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 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
가만히 섬진강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푸른 강물 위로 매화꽃 향기가
강물을 따라 흐르는 것 같습니다.
하얀 꽃 , 노란 속살, 짙은 향기가 섬진강 물길 따라 넓게 퍼져 나갑니다.
사랑도 봄 햇살처럼 그렇게 다가오듯이 섬진강의 매화꽃도 따스한 봄햇살을 타고
흐드러지게 피어 섬진강 언덕의 매화마을을 덮어 버렸습니다.
매실은 다른 꽃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꽃이 피고, 여름 벌레들이 극성을
부리기 전에 수확이 되어 농약이 필요 없는 청정과일입니다.
이곳의 맑고 온화한 강바람과 알맞게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매실농사에 적합해서
수확량도 한 부락에서 연간 100톤이 넘습니다.
올 매화인 이곳의 매화는 지리산 능선에 잔설이 희끗희끗하게 남아 있는 3월 초순 경부터
꽃망울을 터트리며, 매실 수확은 지리산 철쭉이 한창 피어나는 6월에 시작됩니다.
로드 캐스팅 모델
섬진마을에서는 매화꽃 피는 3월마다 '매화축제'가 열리지만 올 해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비드 19 때문에 축제가 취소가 되었으나 봄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은 적정한 거리두기를
시행하면서 아랑 곳 없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윤석남 개인전 2021.3.23 학고재) (0) | 2021.03.24 |
---|---|
일제 강점기 시대 근대 한옥의 양식을 지닌 백인제 가옥(2021.3.23) (0) | 2021.03.24 |
은은한 매화 향기가 섬진강따라 퍼지는 광양 매화마을.1(2021.3.13) (0) | 2021.03.15 |
송도 암남공원 치유의 숲길과 용궁 구름다리의 봄 풍경들.2(2021.3.9) (0) | 2021.03.11 |
송도 암남공원 치유의 숲길과 용궁 구름다리의 봄 풍경들.1(2021.3.9) (0) | 2021.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