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15. 10:37ㆍ나의 이야기
홍쌍리 매실가 출입구
매화마을 산책로 안내판
매화문화관
로드 케스팅 모델
새벽 먼 길을 달려 매화꽃 피는 섬진강 다압마을로 향하는 길은 구례 IC를 지나
섬진강변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차창밖으로 보이는 섬진강변의 금빛모래가 사행천을
따라 곱게 핀 매화꽃과 함께 빛을 발합니다.
섬진강 매화마을은 봄이 오면 자주 찾아 왔었지만 매화꽃이 적기인 제 절기에 이 곳을 찾아
제대로 매화마을을 돌아 본적은 없기에 오늘은 아주 작심을 하고 매화마을을 돌아봅니다.
봄 날
김 용 택
나 찾다가
텃밭에
흙묻은 호미만 있거든
예쁜 여자랑 손잡고
섬진강 봄물을 따라
매화꽃 보러 간 줄 알그라.
홍쌍리 매실가의 장독
청매실 농원 전경(홍쌍리 매실가)
매화 앞에서
이해인
보이지 않게
더욱 깊은
땅 속 어둠
뿌리에서
줄기와 가지
꽃잎에 이르기까지
먼 길을 걸어 온
어여쁜 봄이
마침내 여기 앉아 있네
뼛속 깊이 춥다고 신음하며
죽어가는 이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어하던
희디흰 봄햇살도
꽃잎 속에 잡혀 있네
해마다
첫사랑의 애틋함으로
제일 먼저 매화 끝에
피어나는 나의 봄
눈 속에 묻어두었던
이별의 슬픔도
문득 새가 되어 날아오네
꽃나무 앞에 서면
갈 곳 없는 바람도
따스하여라
"살아갈수록 겨울은 길고
봄이 짧더라도 열심히 살 거란다
그래, 알고 있어
편하게만 살순 없지
매화도 내게 그렇게 말했단다."
눈이 맑은 소꿉동무에게
오늘은 향기 나는 편지를 쓸까
매화는 기어이
보드라운 꽃술처럼 숨겨두려던
눈물 한 방울 내 가슴에 떨어뜨리네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김용택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레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 서럽게 서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 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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