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들의 낙원 동검은이 오름(제주도 세달살기 2020.9.7)

2021. 1. 22. 14:29나의 이야기

 

정상에서 내려다본 동검은이 오름 구릉지대 능선과 그 너머의 세화 해변 전경

 

 

동검은이 오름은 성산읍. 표선면과의 접경지대에 위치하는데 어떤 기록에는

거미 `주`자를 쓴 蛛岳(주악)이라는 표기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서검은오름`과 대비해서 동쪽에 있는 `검은 오름`이라는 데서

`동검은 오름` 또는 `동검은이(-오름)`이라고 합니다.

 

오름이 검게 보인다는 데서 붙여진 것이고, 혹은 검은 거미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는 데서 `거미오름`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거미오름`이라 하는 것은 민간어원설입니다.

 

(표고 : 340m 비고 : 115m 둘레 : 3,613m 면적 : 466,283㎡ 저 경 : 992m)

 

 

송당마을을 거쳐 구좌공원 공설묘지의 높은 오름 표지판을 지나쳐 비포장을 조금 지나 좌측 방향으로

직진을 하면 잘 포장된 웅덩이가 있는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동검은이 오름 표지판이 나옵니다.

 

하지만 표지판 부근에서 트레킹을 시작할 수는 없습니다.

 

 

표지판 후면에 철조망으로 막힌 출입구를 찾기 위하여 표지판 앞에 차를 주차하고

동검은이오름 좌측 방향으로 풀이 무성한 비포장 도로가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봅니다.

 

 

잡풀이 무성한 비포장 도로에서 바라다보는 높은 오름 전경

 

 

후면의 문석이 오름과 그 앞에 주차된 제 차량 그리고 비포장도로의 물웅덩이 전경

 

 

동검은이 오름 좌측으로 걸어 들어갔더니 나오는 출입금지 경고 표지판이 붙어 있는 농장 출입문

 

 

좌측 풀밭 속 길에서 바라다본 동검은이 오름 전경

 

 

 

다시 차가 주차된 동검은이 오름 표지판 부근 초지로 나왔으나 표지판 후면의 철망 너머로 보이는

등로는 찾을 수도 없는 탓에 차를 돌려 동검은이 오름을 오르길 포기하고 다시 높은 오름 방향으로

차를 몰고 나가다가 이 지역에 사시는 분들을 만나 등로 출입구를 물어보고는 다시 되돌아

동검은이 오름의 출입구로 향합니다. 

 

암튼 제주에서 차량의 네비는 이런 오름인 경우 전혀 무용지물이란 생각밖에는.....ㅎ

 

 

철조망으로 오름 주변을 철저하게 막아 놓았기 때문인데  오래전에는 이 곳을 통하여

동검은이 오름으로 향할 수가 있었던 것같아 보였는데 지금은 폐쇄가 되어 있습니다.

 

이 오름을 관리하는 관리청은 이 표지판을 제거하고 장소를 이전하든가 아니면 이 곳에서

좌측으로 동검은이 오름 정상으로 향하는 출입로 화살표 표지판을 따로 세우 든가 하여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조치를 하여주실 것을 건의드립니다.

 

 다시 제 애마를 몰아 오른쪽 길 포장이 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5분 정도를 동검은이 오름

하단부를 휘감아 더 들어가니 그제야 동검은이 오름 트레킹 입구가 바라다 보입니다.

 

 

동검은이 오름 트래킹 안내도

 

 

 

동검은이 오름 표지판

 

 

동검은이 오름 표지판 앞 공터에 애마를 주차하고 혼자 동검은이 오름으로 향해봅니다.

 

 

좌측의 포장도로 방향이 높은 오름 쪽에서 동검은이 오름 쪽으로 진입하는 도로인데 올라오는 길에는

태풍으로 쓸어진 썩은 큰 나무 등걸이 도로 가장자리를 막아 놓았으나 제 차가 상시 사륜 SUV 차량이기에

  한 바퀴만 걸치면 타 넘을 있어서 지나쳐 올 수는 있었지만 승용차라면 지나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여겨지더군요.

 

 

암튼 등로를 찾기 위한 힘든 고생을 한 끝에 정상적인 동검은이 오름의 피라미드형

굼부리 정상부를 향한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높은 오름 전경

 

 

등로에는 소똥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어서 피해 가며

정상으로 향하는 것도 힘이 듭니다.ㅎ

 

동검은이 오름이 아니라 지금 현재는 똥검은이 오름이란

말이 어울린다는 생각이.......ㅋㅋ

 

 

제2 깔때기 분화구 전경

 

오름 서록은 자드락 길을 끼고 `문석이 오름`과 맞닿아 있는 곳에서 동검은이 오름을

오르면 제2 깔때기 분화구를 먼저 보면서 오르게 됩니다.

 

남서록에서 북동록에 이르는 동반부 일대는 구릉의 연속인 데다 들쭉날쭉 심한 굴곡을

이루며 자락에는 오름새끼(이류구)들이 수도 없이 널려 있습니다.

 

 

피라미드형 정상으로 향하는 등로는 소 때들의 낙원인지 등로를 막고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었는데 워낙 숫자가 많다 보니 혼자 이 곳을 찾은 저로서는 약간의 두려움이 생깁니다.ㅎ

 

 

등로를 지키고 있는 소 때 무리들의 우두머리가 저를 보더니 두 눈을 부릅뜨고 여긴 우리들의 땅인데

어디를 마음대로 지나가려고 혀 하며 제가 가는 길을 막아 버립니다. ㅜㅜ

 

 

덩치가 저보다도 큰 소인지라 저 혼자로는 감당이 안된다는

생각에 슬며시 겁이 나더군요.

 

하긴 즈그들의 낙원에 낯선 침입자가 쳐들어왔으니 소들로선

당연히 저를 위협할 수 밖에는....

 

할 수 없이 소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오른쪽의 풀밭으로 소 때들을 피하여

걸어 올라가서 통행로의 중간 부분에서 정상적으로 등로에 진입을 합니다.

 

 

동검은이 오름 정상 등로에서 바라다보는 소 때들과 후면의 문석이 오름 전경

 

 

높은 오름 전경

 

( ※ 높은 오름은 제 블로그에 올려져 있사오니 제 불로그 하단부 검색창에서

높은 오름을 치시면 확인하실 수가 있습니다.)

 

 

피라미드형 동검은이 오름 정상부로 향하는 등로는 생각보다는 가파른 탓에.....ㅜㅜ

 

 

동검은이 오름 피라미드형 정상부 굼부리 오르막 끝에 이르면 폭이 1m도 안 되는 길이

나타나는데 양쪽으로는 급격한 낭떠러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표고 340m, 비고 115m의 평범한 높이의 오름이라지만 자칫 방심해서 발을 헛디디거나,

강풍이 부는 날 몸이 기우뚱거리는 순간 추락할 위험이 커 보이기도 합니다.

 

악천후일 때에는 절대 오르지 말아야 할 오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지나간 태풍에 부러져 쓰러져 버린 굼부리 능선의 곰솔 가지들

 

 

좁은 피라미드형 폭 1m 도 안 되는 통로를 막고 쓰러진 곰솔 가지를

타 넘어 정상부로 향합니다. 

 

 

동검은이 오름 정상부 전경 

 

조심스럽게 폭 1m의 굼부리 능선길 곰솔 숲을 약 50여 m 정도 걷고 나니 이제야

동검은이 오름의 산세를 훤히 볼 수 있는 정상부에 다다릅니다.

 

 

정상부 안내판 오르던 길의 반대편에 바라다 보이는 다랑쉬오름과 하단의 아끈 다랑쉬오름,

손자봉, 용눈이오름이 바라다 보입니다.

 

 

 

건너편 구릉지대 능선의 전망대까지 가려면 다시 가파른 내리막길에 발을 디뎌야 하는데 어제 태풍이

지나간 뒤인지라  내리막 구간이 생각보다는 아주 미끄럽습니다.

 

그런 탓에 내리막까지 내려갔다가 조금 낮은 구릉의 전망대 까지 갔다가 다시 이 가파른 언덕길을

되돌아 나올 때를 생각해보니 조금은 버거웠지만 그래도 이 곳까지 왔으니 내려는 가보자는

생각에 피라미드형 굼부리의 내리막 길로 접어들어 하산을 합니다.

 

그러나 내리막길을 다 내려가던 중 예기치 않았던 돌발 상황이 발생하고 맙니다.

 

 

동검은이 오름 생성 과정 : 처음 분화 때 솟구쳐 나온 화산쇄설물이 정착, 거미오름이라는 화산체와 함께

산상에 화구(제1깔 때기)가 형성되고, 그 후 새로운 용암류의 분출로 인해 산상의 화구륜(火口輪) 일부가

파괴되면서 남서 사면이 말굽형으로 파이는데 이때의 산사태로 인해 용암류와 함께 흘러내린 토사가

곳곳에 이동 퇴적하여 봉곳봉곳 이류구로서 산재케 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거미오름- 사면이 둥그렇고 층층으로 언덕진 데다 산상에서 사방으로 뻗어 나간 모습이

 마치 거미집 비슷하다 하여 불리어 졌으며, 여러 가닥의 등성이로 하여 거미 그 자체의

 형상에 비유한 것으로도 추정됩니다. 

 

동검은오름(東巨文岳(동검은악), 東巨門岳(동거문악), 東巨門伊岳(동거문이악)- 송당리 서쪽에도

 검은오름이 있어 이를 서검은오름, 거미오름을 동검은오름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동검은이(오름)라고 함) 서검은오름은 조천읍과의 경계에 걸쳐 있고,

동검은오름은 성산읍.표선면과의 접경지대에 위치합니다.

 

 

산상에는 4개의 봉우리가 뚜렷하며, 정상은 지금 제가 서있는

서쪽의 피라미드형 봉우리입니다. 

 

이 오름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굼부리가 셋 있다는 것으로깔때기꼴이 2개, 삼태기꼴이

하나라는 보기 드문 복합형 화구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상봉 남동 직하에 제1깔때기, 그 밑으로 삼태기, 따로 떨어져 정상봉 남서사면 

하단부에 제2깔때기가 있는 셈이지요.

 

 처음엔 옆구리의 삼태기꼴 굼부리가 없었던 것이 2차 분출로 이 부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복합화산체이지만, 전체적인 모양은 남서향으로 벌어진 말굽형화구입니다. 

 

깔때기모양의 원형분화구(2개)와 삼태기모양의 말굽형화구도 갖고 있는 보기드문 

복합형화산체이며, 다른 오름과는 사뭇 다른 생김새를 하고 있습니다. 

 

피라미드형 봉우리, 돔형 봉우리를 갖고 있으며, 깔때기꼴 굼부리가 있는가 하면,

 삼태기꼴 굼부리가 있습니다. 

 

또한, 문어발처럼 등성이 가닥이 뻗친 기슭에는 새알처럼 귀여운

 오름새끼들이 수없이 딸려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급사면인데 비교적 완만한 북동사면 쪽으로 작은 길이 있다고

 하는데 길을 잘 모르는 까닭에....

 

 

동검은이 오름 피라미드형 굼부리 능선  정상부 반대편 구릉지대 하산길 등로 전경

 

 

하산길 1/3 지점에서 되돌아 바라다 본 피라미드형 굼부리 정상부 전경

 

 

동검은이 오름 피라미드 정상부에서 하산길을 따라 구릉지대로 이동하고 있는 소 때들

  

 

건너편 등로를 막았던 소때들이 제가 가고자하는 구릉지대 전망대 쪽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저는 이 소 때들을 피하여 능선의 관목숲 뒤로 피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검은이 오름 구릉지대에서 노닐고 있는 소때들 전경

 

이 덩치 큰 소때들이  뛰노는 구릉지대로 내려가기에는

저 혼자인지라 이제는 저도 겁이 덜컥 납니다.

 

오늘은 이 곳을 찾았던 오르미도 없다보니 오직 이 동검은이 오름 굼부리 능선에는

저 혼자밖에 없다보니 덩치가 큰 이들을 비켜 다니다가 불상사라도 입는다면

고립무원인지라 대책이 없다는 생각에 구릉지대 진입을 포기합니다.

 

 

 

 

소때들이 다 굼부리 구릉지대로 다 내려갔다는 생각에 구릉지대로 하산을 포기하고

다시 피라미드형 정상부로 되돌아 올라갑니다.

 

그래도 어렵게나마 올랐던 동검은이 오름 정상부는 올랐다는 생각을  위안삼아 .....

 

 

 

그런데 피라미드 굼부리 능선 외통길에서 또 다시 늦게 무리를 찾아

이동하는 소 두 마리를 만납니다.

 

낭패도 이런 낭패는 폭이 1m 도 안되는 피라미드형 능선길에서 저도 어쩔 도리가 없는지라

그냥 버티면서 이 넘들에게 큰소리를 질렀더니 다행스럽게도 이 넘들이 저를 비켜

급경사가 진 굼부리 능선으로 내려가서 구릉지대 방향으로 진행을 하더군요.

 

저도 무척 놀랬지만 이 넘들도 무척 당황했던가 봅니다.

 

제가 보아도 분화구쪽은 급경사가 무척 심했었는데 이 급경사로 우회하여 굼부리 구릉지대로

하산을 택한 소를 생각해 보면 본능이란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스럽게도 저도 무사했고 소들도 무사히 구릉지대의 소때들과 합류를 하였으니

다행스런 일이었지만, 저의 놀랜 가슴은 ㅎ

 

 

다시 제 애마가 주차된 동검은이 오름 출입구로 하산을 합니다.

 

 

이 곳에서 진입시 등로를 방해하던 소무리들은

하산길에선 전혀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 곳 동검은이 오름은 말 그대로 소들의 낙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불청객인 제가 이 곳으로 찾아와서 이들의 줄거운 낙원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주의 오름에는 방목된 소들이 많이 살고 있는 까닭에 오름의 주인은

어쩌면 그들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영역이다보니 오르미들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이 곳을 스쳐 지나가는 나그네란 생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