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1. 13. 02:20ㆍ나의 이야기
녹나무와 노란 털머위 꽃이 어우러져 빛을 발하는 제주대학교 교정
제주 세달살기 끝내기를 한 주 앞두고 한라산 둘레길 중 천아숲길의 천아 계곡에 단풍을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린 제주대학교 교정은 깊어가는 가을을 말해주는지 감나무엔 노란 감들이
주렁주렁 익어 가고 있습니다.
제주대학교 교정의 녹나무 숲길
제주대학교 교정과 제주대학교 진입로 주변은 제주에서 손꼽히는 벚꽃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는데
이젠 제주의 가을도 깊었는지 교정의 벚나무들도 이젠 낙엽이 물들어버린 후 말라비틀어져 땅 위에
나뒹굴기 시작을 합니다.
사실 제주대학교 교정에 이런 멋진 녹나무 숲길이 있다는
사실은 그렇게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제주대학교 동문들이거나 재학생들에겐 알려져 있었겠지만
일반 관광객들에겐 생소한 곳이지요.
그런데 생각보다는 노란 털머위가 꽃을 피는 가을이 되면
봄의 화려한 벚꽃만큼 아주 멋진답니다.
사실 녹나무는 우리나라에선 그리 흔한 나무가 아니다 보니
그 희소성만으로도 가치가 있겠지만......
제주대학교 진입로 주변에 노랗게 곱게 핀 털머위(갯 머위,갯머위, 넓은잎 말곰취)
털머위는 상록성 다년초로써 근경이나 종자로 번식하며 남부지방에
분포하며 산지에서 자랍니다.
짧은 근경에서 나온 화경은 높이 40~80cm 정도로 잎이 없고
포가 드문드문 어긋납니다.
뿌리에서 모여 나는 잎은 잎자루가 길고 잎몸은 길이 7~20cm, 너비 6~30cm 정도의 신장형으로
두껍고 윤기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거나 밋밋합니다.
9~10월에 화경 상부의 짧은 소화경에 1개씩 달리는 두상화는 지름 4~6cm 정도이고 황색이고
수과는 길이 5~7mm 정도의 흑갈색이고 관모는 길이 8~11mm 정도로 백색입니다.
‘곰취속’과 ‘솜방망이 속’에 비해 어린잎은 안으로 말리고 수과는 털이 밀생 하며
꽃밥 기부는 꼬리 모양으로 뾰족합니다.
잎자루를 식용하며 관상용으로도 심고 봄에 잎과 줄기는 데쳐
된장무침, 조림, 저려 먹습니다.
꽃봉오리는 튀겨서 먹거나 데쳐서 조림, 나물이나 무침으로 먹습니다.
녹나무는 이글거리는 열대의 햇빛 아래 짙푸름의 나무들 사이를 비집고 아름드리의
우람한 몸집을 자랑하는 아열대의 대표적인 큰 나무가 녹나무입니다.
한자 이름은 장(樟)이며, 예장(豫樟), 향장목(香樟木)이라 고도하여
예부터 좋은 나무로 널리 이용되었습니다.
키 40~50미터, 줄기둘레가 장정 10명이 팔을 뻗어 맞잡아야
될 정도로 15미터가 넘게 자랍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굵고 키가 큰 나무 중 하나로 원래 자라는 곳은 열대와 아열대이며,
일본이나 중국의 양쯔강 이남에서도 자라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 섬 지방은 녹나무가 자랄 수 있는
최북단 경계의 가장자리에 해당합니다.
녹나무는 크게 자라고 목재는 비교적 단단하며, 물속에서도 잘 썩지 않으므로
예부터 배를 만드는 데 널리 쓰였습니다.
1991년, 진도 벽파리라는 옛 항구의 갯벌에서 길이 19미터, 중앙 지름이 자그마치 2.3미터나 되는
녹나무로 만든 송·원(宋·元) 시대의 중국 통나무배가 발굴되었습니다.
또 1986년, 신안 앞바다에서 인양된 같은 시기의 중국 무역선에서도
선체의 격벽(隔璧)을 녹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일본의 역사책 《일본서기》에 보면 그들의 잡다한 시조(始祖) 신은 신체 각 부위의 털을 뽑아
여러 가지 나무를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눈썹 털로 녹나무를 만들고 배를 만드는 데 쓰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선박은 물론 여러 가지 용도로 녹나무를 썼는데 그들이 자랑하는
백제 관음을 비롯하여 많은 불상도 녹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녹나무를 선박재로 사용한 예는 없으나, 거북선을 비롯한 우리 전함의 외판을
보강하기 위한 재료로 녹나무가 가장 적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2004년, 경남 창녕에서 발굴된 6세기경에 축조한
가야고분의 목관이 녹나무였었습니다.
일부에서는 무덤의 주인이 평소 배를 타고 다니다가 죽어서 관으로 재활용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발굴된 관의 모양이 마치 배 밑바닥처럼 생겼기 때문입니다.
녹나무는 배 만들기 이외에도 여러 가지 쓰임새가 있었는데 고려 원종 14년(1273)에 원나라에서
황제의 용상을 만들 녹나무를 요구하였고, 이어서 10여 년 뒤인 충렬왕 9년(1283)에는
특별히 탐라도의 녹나무를 보내 달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유럽까지 정벌하여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왕국을 만들었던 원나라 임금의 용상을 만드는
재료가 될 만큼 녹나무는 우량 재였었습니다.
나무속에는 ‘장뇌 향(樟腦香, Camphor)’이라는 일종의 방충제가 들어 있어서 녹나무로 만든
옷장은 좀이 옷을 갉아먹지 않으므로, 예부터 고급 가구재로도 이용되었습니다.
의약용으로는 강심제로 쓰이고, 무연화약의 제조 등 공업원료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육지에서의 복숭아나무와 마찬가지로 녹나무를 집 안에 심지 않는 풍습이 전해오는데
녹나무가 있으면 귀신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조상의 제사를 모실 수 없다는 믿음 때문입니다.
또 녹나무 잎은 예로부터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고 널리 알려져 있는데, 갑자기 위급한 환자가 생기면
녹나무 잎이 깔린 온돌방에 눕히고 불을 지피고 강심제로 쓰이는 장뇌(camphor)가 나와 환자에게 충격을
주어 깨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전후에는 녹나무 잎을 넣어 시루떡을 만들기도 했는데 향기도 좋지만
더 오래 떡이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며 긴 타원형인데, 윤기가 있고 두꺼우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거나
희미한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습니다.
어린가 지는 황록색이고 윤기가 자르르하며 어긋나기로 달리며 어린잎은 붉은빛이 나므로
봄부터 초여름까지 전체가 특이한 붉은빛으로 보입니다.
잎맥은 아래쪽의 세 개가 가장 뚜렷하게 보이고 뒷면은 약간 희끗희끗하며 열매는 콩알 크기 남짓한데,
처음에는 초록색으로 달려 있다가 가을이 되면 흑자색으로 익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도순리(도순다원 부근)에 있는 녹나무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4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계절을 잃어버리고 활짝 핀 철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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