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구호를 지닌 물영아리오름(제주도 세달살기 2020.9.23)

2020. 9. 24. 20:57나의 이야기

 

물영아리오름 화구호 전경

 

 

물영아리 생태공원 출입구 전경

 

 

삼나무 숲이 아름다운 물영아리오름 출입구 전경

 

 

2일간 줄곧 내리던 비가 오후 3시부터는 개인다는 일기예보에

오후 2시경 물영아리오름으로 적토마를 몰았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비가 개기를 기다렸지만 비가 그칠 줄을 모릅니다.

 

하는 수 없이 우산 하나를 챙겨 들고 우중 탐방에 나섭니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조금 맞으면 되리란 생각과 물영아리 화구호를

빗속에 바라보는 것도 운치가 있겠다는 생각에 .....ㅎ

 

 

물영아리오름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안내판

 

 

중잣성 생태 탐방로 안내판

 

잣성이란 용어는 조선시대에 제주 지역의 중산간 목초지에 만들어진

목장 경계용 돌담을 가리키던 말입니다 .

 

제주도민들이 잣 또는 잣담이라 부르는 잣성은 1970년대 제주도 지형도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용어로 『제주계록(濟州啓錄)』에는 장원(牆垣)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제주는 고려시대 원 간섭기에 대규모 목마가 시작되었고, 조선 시대엔 최대의 말 공급지로서

부각되며 사람보다 말 중심의 ‘마정(馬政)’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조선 초까지 말을 키우기 위한 목장이 경작지가 있는 해안가 평야 지대를 비롯한

섬 전역에 흩어져 있어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었습니다.

 

이에 고득종(高得宗)이 한라산 중턱으로 목장을 옮기고 경계에 돌담을 쌓을 것을 건의하였고

이 건의가 수락되어 1429년(세종 11) 8월 중산간 지대에 목장 설치가 착수되어 이듬해 2월에

완성되었습니다.

 

이때 목장을 10구역으로 나누어 관리하는 10소장(所場)

체계가 갖추어졌습니다.

 

그리고 국영 목장인 10소장 위·아래 경계에 돌담을 쌓았는데,

이를 잣성이라 합니다.

 

잣성은 하잣성, 상잣성, 중잣성 순으로 건립되었는데 하잣성은 15세기 초반부터 축조되었고,

상잣성은 18세기 후반부터 축조되었으며, 중잣성은 축조 시기가 명확하지 않으나 대체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잣성들은 대체로 두 줄로 쌓은 겹담 구조입니다.

 

축담 후에 말들이 장내가 좁아 마음대로 뛰어다닐 수 없고 먹을 풀이 모자라 야위고 죽는 일이

자주 발생하자 담을 허물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말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목장 사이 돌담을

군데군데 허물었을 뿐 대부분 그대로 두었습니다.


잣성은 위치에 따라 제주도 중산간 해발 150m~250m 일대의 하잣성, 해발 350m~400m 일대의

중잣성, 해발 450m~600m 일대의 상잣성으로 구분됩니다.

 

하잣성은 말들이 농경지에 들어가 농작물을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리고 상잣성은 말들이

한라산 삼림 지역으로 들어갔다가 얼어죽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중잣성은 하잣성과 상잣성 사이에 돌담을 쌓아 만든 것입니다.



 

물영아리 오름 전경

 

영화 "늑대 소년"에서 순자와 동네 꼬마 친구들이 철수와 함께 야구를 하며 놀던 장면은

제주도 남원읍에 자리한 물영아리오름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푸른 초지 뒤로 빽빽하게 둘러선 삼나무 숲이 무척 인상적인 곳으로 영화에서 철수가 던진 공이

숲 속 너머로 사라져 버리는데 사실 그가 ‘늑대소년’이기에 가능했지, 일반인이라면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초원 부지가 넓습니다.

 

실제 초원 지대는 철조망이 쳐져서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데

 초원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소들입니다.

 

날씨가 좋은 때에는 100여 마리의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광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는 초원과 삼나무 숲만 비춰졌지만 시선을 조금만 위로

올리면 전혀 색다른 풍경을 만나게 됩니다.

 

삼나무 숲에 둘러싸인 물영아리오름이 초지 뒤편으로 봉긋이 솟아오른 모습은

영화 밖에서 만나는 이곳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물영아리오름을 그저 아래에서 바라보기만 한다면 수박 겉핥기 식밖에 안 되는데

 이곳의 진가는 진정 오름을 올라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여느 오름과 달리 정상부에 형성된 분화구에 물이 고여 습지를

이루고 있는 '특별한' 오름이기 때문입니다.

 

물영아리오름은 한국에서 다섯 번째로 람사르 습지 보호

구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물영아리오름앞의 넓은 초지를 돌아서 오름으로 향하는 등로 전경

 

오름출입구 주변의 삼나무숲 전경

 

물영아리 오름을 60도 각도의 계단으로 오르는 등로 전경(530m)

 

 

넓은 초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때들

 

중잣성도 볼겸 삼나무 능선 숲길을 택혀 물영아리오름으로 향합니다.

 

 

 

능선길은 대다수가 삼나무숲인지라 걷는 내내 저절로 삼나무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향기를 맡으며 숲속의 휠링을 즐깁니다.

 

 

초지에 한가로이 풀을 뜯어먹고 있는 노루

 

 

사람이 초지 가까이에서 소리를  질러도 익숙한 탓인지

귀만 쫑긋하다간 먹이 활동에 열중합니다.

 

 

 

중잣성 돌담 전경

 

 

야생 표고버섯 같아 보이는데 확실한지에 대하여서는(?)ㅎ^^*

 

 

물영아리 오름 중간 전망대 전경

 

 

오름으로 향하는 계단

 

 

계단길과 능선길이 만나는 지점에서 산정습지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화구호로 향합니다.

 

 

물영아리 화구호(수영악) 전경

 

 

이 곳 물영아리 화구호 습지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종 2급인 물장군과 맹꽁이,

그 밖에 물여귀 등 습지 식물 210종, 47종의 곤충과 8종의 양서·파충류 등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오름의 하단부에서 산정상부에는 인공림과

자연림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물영아리오름은 비가 많이 오면 오름 정상 화구에 물이 고이기 때문에

‘물이 있는 영아리’라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영아리의 의미는 확실하지 않으나 ‘신령(靈)’과 관계된다는 것은

민간 어원적인 해석으로 보입니다.

 

『탐라지』에는 ‘수영악(水盈嶽)’으로 표기되어 있으며, 수령산(水靈山)이라 하기도 하고

“정의현 북쭉 삼십 리에 있다. 그 꼭대기에는 못이 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탐라순력도』에는 ‘물영아리악(勿永我里嶽)’이라 되어 있고,

오름의 정상부는 ‘유수(有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수망리에 위치한 물영아리오름의 습지는 2000년에 전국에서 최초로 습지보전법에 의한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2007년에는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이 오름의 산신이 노하면 분화구 일대가 안개에 휩싸이고 천둥번개와 폭우가

쏟아진다는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습니다.

 

물영아리오름 북쪽에는 염은영아리오름·쳇망오름·검은오름·붉은오름 등이 있고,

동북쪽에는 두개의 사슴이오름(큰사슴이오름과 족은사슴이오름)이 있습니다.

 

물영아리는 `水靈岳(수영악)` 또는 `수령악`이라고 부르며, 오름 정상에 분화구가 있어

늘 물이 잔잔하게 고여 있다는데서 연유한 이름입니다.

 

이 오름 동쪽에 자리잡은 오름은 분화구에 물이 고이지 않음으로

여물었다는 뜻에서 `여문영아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물영아리오름 산정상부에는 함지박 형태의 산정화구호(둘레 300 여m, 깊이 40 여m, 바깥둘레 1,000 여m)가

있으며, 넓은 초원으로 보이지만 다양한 습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습지라 2007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습니다.

 

물영아리 오름 전체가 상록낙엽수(예덕나무, 참식나무, 때죽나무 등)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고,

숲그늘 밑에는 큰천남성, 섬새우란, 금새우란, 사철란 등이 자생하고 있으며, 야생동물인

노루, 오소리와 독사, 꽃뱀도 서식하고 있습니다.

 

화구호 주변에는 곰취소군락, 둘레에는 찔레나무가 울타리를 이루며, 그 안에는 다양한

습지식물(고마리, 물고추나물, 보풀, 뚝새풀, 세모고랭이 등)이 분포되어 있어 자연생태계

보전상 매우 중요한 곳입니다.


물영아리오름은 오름을 중심으로 약 4.8km의 둘레길이 있으며, 자연하천길, 목장길,

삼나무숲길 등 다양한 테마길들을 이어놓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걷기 좋은 곳입니다.

 

 

물영아리오름은 산정에 화구호를 가진 오름으로, 총면적은 717,013㎡이며,

둘레 4,339m, 해발 508m, 비고 128m입니다.

 

 

 

 

 

 

물영아리오름 화구호 둘레길에서 셀카 자화상

 

 

화구호 수영악을 배경으로 인증샷을......ㅎ 

 

 

물영아리 화구호인 수영악을 돌아본 후 계단길(오를 때엔 죽음의 계단)로 하산을 합니다.

 

 

제가 왜 이 계단을 오를 때엔 죽음의 계단이라고 하였는지

이제야 눈치를 채셨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530m의 계단길이 60도 각도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ㅎ

 

 

그런 탓에 이 계단길에는 중간 쉼터가 2개소가 만들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