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1. 15:33ㆍ나의 이야기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잎 두잎 나무잎이 물들어
떨어 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익어서 떨어집니다
쓴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가을 하늘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가을 노래 ...이해인
가을엔 물이 되고 싶어요
소리를 내면 비어 오는
사랑한다는 말을
흐르며 속삭이는 물이 되고 싶어요
가을엔 바람이고 싶어요
서걱이는 풀잎의 의미를 쓰다듬다
깔깔대는 꽃 웃음에 취해도 보는
연한 바람으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풀벌레이고 싶어요
별빛을 등에 업고
푸른 목청 뽑아 노래하는
숨은 풀벌레로 살고 싶어요
가을엔 감이 되고 싶어요
가지 끝에 매달린 그리움 익혀
당신의 것으로 바쳐 드리는
불을 먹은 감이 되고 싶어요
가을이 오면 / 용혜원
가을이 오면
가을 빛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가을 비에 젖어
가을 색으로 물든
가을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없었어도
좋아한 사람 좋아한다는 말은 없었어도
사랑한 사람 그리움은
그리움일 때가 더욱 아름답습니다
가을이 오면 내 마음은
진실을 말하고 싶어집니다
가을이 오면
가을빛 사랑을 하고 싶어집니다
외로운 가을이오면 그대와 함께
내 생애 단 한번 영원히 잊지못할
그런 가을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춘당지의 원앙들도 이젠 깊은 가을연못 속으로 물들어 갑니다.
가을편지 /이해인
하늘 향한 그리움에
눈이 맑아지고
사람 향한 그리움에
마음이 깊어지는 계절
순하고도 단호한
바람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을 사랑하고
사람을 용서하며
산길을 걷다 보면
톡, 하고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하나
내 안에 조심스레 익어가는
참회의 기도를 닮았네.
낙엽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
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철 모르는 철쭉 한 송이가 떠나는 가을을 아쉬워 하는지
애처롭게 바라다 보입니다.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잎 두잎
나뭇잎이 물들어 떨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잎 두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 오십시오
낙엽빛깔 닮은 커피 한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마음을 향기롭게 피어 올려요
쓴맛도 달게 변한 우리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10월의 마지막 날에 찾아 본 창경궁의 가을
창경궁의 가을은 이제 내 마음속 깊은 곳으로 사라져 갑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브로브니크 성안의 구시가지 풍경들(2017.9.11) (0) | 2017.11.03 |
---|---|
스르지산 전망대에서 바라다 본 아름다운 두브로브니크(2017.9.11) (0) | 2017.11.02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유일한 해변 네움(2017.9.10) (0) | 2017.11.01 |
방태산자연휴양림에 곱게 물든 단풍(2017.10.14) (0) | 2017.10.29 |
아드리아해의 항구도시 스플리트의 리바거리와 디오클레티아누스 궁전.2(2017.9.10) (0) | 2017.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