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0. 29. 22:52ㆍ나의 이야기
단풍 /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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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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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불덩이 되어
활활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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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에서 붉음까지
찬란한 세 계절의 생을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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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같이 붉디붉은
피울음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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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어
총총 떠나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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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나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단풍 /초암 나상국
물고기들이
하늘 뭉게구름을 타고
단풍 숲 속을 드나들며
가을 소풍을 즐기는 오후
불타는 산은
물속 깊이 가라앉고 있다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일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단풍을 보면서 / 조태일
내장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설악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야트막한 산이거나 높은 산이거나
무명산이거나 유명산이거나
거기 박힌 대로 버티고 서
제 생긴 대로 붉었다
제 성미대로 익었다
높고 푸른 하늘 아니더라도
낮고 충충한 바위하늘도 떠받치며
서러운 것들
저렇게 한번쯤만 꼭 한번쯤만
제 생긴 대로 타오르면 될거야
제 성미대로 피어보면 될거야
어린 잎새도 청년 잎새도
장년 잎새도 노년 잎새도
말년 잎새도
한꺼번에 무르익으면 될 거야
한꺼번에 터지면 될 거야
메아리도 이제 살지 않는 곳이지만
이 산은 내 산이고 니 산인지라
저 산도 내 산이고 니 산인지라
방태산자연휴양림계곡에서 단풍에 물들어 버린 나
단풍, 혹은 가슴앓이 / 이민우
가슴앓이를 하는 게야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대낮부터
낮 술에 취할 리가 없지
삭이지 못한
가슴 속 붉은 반점
석양으로 타오르다 마침내
마침내 노을이 되었구나
활활 타올라라
마지막 한 잎까지
아쉬워 아쉬워 고개 떨구기엔
가을의 눈빛이 너무 뜨겁다
속단풍 든다 / 이명수
단풍 때문에
가을 한철 술에 젖어 살았다
화양동 계곡 너럭바위에서
계룡산 민박집 층층나무 아래서
함양 읍내 선술집에서
마시고 또 마셨다
혼자서, 여럿이서 노래를 불렀다
ㅡ앞남산 황국단풍은 구시월에 들고요
이네 가슴 속단풍은 시시 때때로 든다
노래를 불러도 가슴이 시리다
젊은 날엔 술기운을 못 이겨
얼굴이 단풍 빛깔이었는데
나이 들면 술기운이
가슴으로 파고드는 것일까
사시사철 붉은 미친 단풍 때문에
내 속의 그 요물 때문에
요즘엔 시시 때때로
속단풍이 든다
카메라 기기가 오작동하여 만들어진 가을단풍 사진
※이 사진들은 먼저 올려드린 방태산자연휴양림의 사진들을 DSLR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올려드린 것입니다.
비교해 보시면 먼저 올려드린 갤 노트5와의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다는 생각에 올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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