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태산자연휴양림에 곱게 물든 단풍(2017.10.14)

2017. 10. 29. 22:52나의 이야기








단풍          / 정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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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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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불덩이 되어

활활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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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에서 붉음까지

찬란한 세 계절의 생을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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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같이 붉디붉은

피울음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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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되어

총총 떠나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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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쪼록 나를

잊지 말아 달라고.
























































단풍    /초암  나상국


 


물고기들이

하늘 뭉게구름을 타고

단풍 숲 속을 드나들며

가을 소풍을 즐기는 오후



불타는 산은

물속 깊이 가라앉고 있다










 





































단풍 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일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단풍을 보면서         / 조태일





 

내장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설악산이 아니어도 좋아라

 


야트막한 산이거나 높은 산이거나

무명산이거나 유명산이거나

거기 박힌 대로 버티고 서

제 생긴 대로 붉었다

제 성미대로 익었다

 


높고 푸른 하늘 아니더라도

낮고 충충한 바위하늘도 떠받치며

서러운 것들

저렇게 한번쯤만 꼭 한번쯤만

제 생긴 대로 타오르면 될거야

제 성미대로 피어보면 될거야

 


어린 잎새도 청년 잎새도

장년 잎새도 노년 잎새도

말년 잎새도

한꺼번에 무르익으면 될 거야

한꺼번에 터지면 될 거야

 


메아리도 이제 살지 않는 곳이지만

이 산은 내 산이고 니 산인지라

저 산도 내 산이고 니 산인지라

 






















방태산자연휴양림계곡에서 단풍에 물들어 버린 나


















단풍, 혹은 가슴앓이        / 이민우




 

가슴앓이를 하는 게야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게 대낮부터

낮 술에 취할 리가 없지


 

삭이지 못한

가슴 속 붉은 반점

석양으로 타오르다 마침내

마침내 노을이 되었구나

 



활활 타올라라

마지막 한 잎까지

아쉬워 아쉬워 고개 떨구기엔

가을의 눈빛이 너무 뜨겁다











 








속단풍 든다              / 이명수

 




단풍 때문에

가을 한철 술에 젖어 살았다


화양동 계곡 너럭바위에서

계룡산 민박집 층층나무 아래서

함양 읍내 선술집에서

마시고 또 마셨다


혼자서, 여럿이서 노래를 불렀다


ㅡ앞남산 황국단풍은 구시월에 들고요

이네 가슴 속단풍은 시시 때때로 든다


노래를 불러도 가슴이 시리다


젊은 날엔 술기운을 못 이겨

얼굴이 단풍 빛깔이었는데

나이 들면 술기운이

가슴으로 파고드는 것일까


사시사철 붉은 미친 단풍 때문에

내 속의 그 요물 때문에

요즘엔 시시 때때로

속단풍이 든다





















카메라 기기가 오작동하여 만들어진 가을단풍 사진







이 사진들은 먼저 올려드린 방태산자연휴양림의 사진들을

 DSLR 카메라로 찍은 것으로 올려드린 것입니다.










비교해 보시면 먼저 올려드린 갤 노트5와의 차이점을

느끼실 수 있다는 생각에 올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