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30. 01:50ㆍ나의 이야기
전시애 대한 다섯 가지 궁금증
1. 이 여정은 누구의 이야기일까요?
지금으로부터 약 1,600년 전 신라와 가야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여정은 그들이 살았던 삶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 왜 영원한 여정일까요?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런데 죽음은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죽음 이후에도 다음 세상에서 지금처럼 삶은 계속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3. 특별한 동행은 무엇인가요?
동물, 사물, 사람들의 모습을 닮은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의 동행입니다.
영원한 삶을 기원하는 특별한 의미를 담아 무덤에 넣었습니다.
4. 이 특별한 동행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 까요?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슬픔을 극복하려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이 마음을 담은 동행은 누군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5.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를 어떻게 보면 좋을 까요?
동행자들 모습에 어떤 의미가 담겨있는지 살펴보세요.
동행자들이 살던 시대로 돌아가 당시 일상을 경험해 보세요.
나의 여정에 어떤 동행자가 있으면 좋을지 상상해 보세요.
전시실 내부 도면
사슴모양 뿔잔(가야 5세기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
사슴의 등위에 작은 뿔잔을 올린 제의용 그릇입니다.
위엄을 나타내는 뿔의 상징성을 담아 장송의례에 사용하였습니다.
사슴이 긴 목을 돌려 뒤돌아보는 모습으로 경계심이 많아 주위를 자주 살피는
습성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높은 굽다리에는 아라가야 토기의 특징인 불꽃모양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배모양 토기(가야 5세기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
큰 강을 오가던 배를 본뜬 토기입니다.
파도를 막기 위한 높은 가로판이 설치되었고, 왼쪽과 오른쪽을 합해
모두 10개의 노걸이가 있는 구조선입니다.
배의 바닥이 깊어서 액체를 담을 수 있고 주둥이가
있어서 물을 따를 수 있는 그릇입니다.
무덤의 주인공이 이 배를 타고 다음 세상으로 떠나갈 수
있기를 기원하며 만든 것 같습니다.
금동관 (가야 5세기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 주인의 금동관입니다.
새 두 마리가 서로 마주 보는 모습입니다.
삼국시대 여러 금속공예품에 묘사된 봉황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새의 눈, 부리, 몸통, 날개 다리 등의 모양을 얇은 동판에 표현하고 도금했습니다.
이 금동관은 무덤의 주인이 아라가야의 최고 권력자였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등잔 모양토기(가야 5세기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 보물)
무덤 안에서 어둠을 밝혀준 등잔입니다.
5개의 긴 원통에 심지를 끼워 넣어서 불을 붙입니다.
중앙에 있는 병의 주둥이를 통해 기름을 넣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긴 원통이 아래까지 뚫려 있어서 모두 하나로 연결됩니다.
무덤에 놓인 등잔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죽음 이후 살아갈 공간에서 꼭 필요한 물건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집모양 토기(가야 5세기 함안 말이산 45호 무덤 보물)
말이산 45호 무덤에서는 집모양 토기 2점이 발견되었습니다.
한 점은 부서진 상태였고, 다른 한 점은 온전한 상태였습니다.
두 점 다 9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고, 양쪽 지붕면이 경사진 맞배지붕입니다.
벽의 가운데에는 빗장문이 있습니다.
부서진 채로 발견된 1점에는 지붕이 없습니다.
토기를 부수어서 무덤 속에 묻는 것은 죽음 이후의 세상을 위해
마련한 공간에서 지르는 의식이었습니다.
새 모양토기(삼국 3~4세기 울산 중산리 ID-15호 무덤)
머리에 볏이 크게 장식된 새 모양 토기 2점이 무덤 안에서
다른 토기와 함께 발견되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새는 영혼을 하늘로 안내하는 매개자로 인식되었습니다.
이 무덤에서도 새 2마리가 수호신처럼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 변진에서는 장례에 큰 새의 깃털을 이용하였는데, 그 의미는
죽은 이가 하늘로 날아가게 하려는 것이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고대의 전승, 새
상서로운 동물 모양 토기(신라 6세기 경주 미추왕릉 C지구 3호 무덤 보물)
상상의 동물인 용모양으로 만든 주자입니다.
납작한 거북모양의 몸체에 용의 머리와 꼬리를 가졌습니다.
눈은 크게 떴고 위아래의 입술은 바깥쪽으로 말렸으며 혀는 길게 내밀었습니다.
삼국시대 공예품에 표현되는 용의 모습과 닮았습니다.
용은 물의 기운을 상징하며 도교적 세계관이 반영된
상서로운 동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상서롭고 신비로운 존재는 소즁한 일을 지켜주고 하늘과 이어줍니다.
상서로운 존재와 뿔의 권위
말머리 모양 뿔잔(삼국 5세기 부산 복천동 7호 무덤 보물)
뿔잔의 앞부분이 말머리로 장식된 독특한 모양입니다.
뿔잔 뒤쪽으로 작은 돌기를 붙여 받침대 없이 세울 수 있습니다.
동물의 뿔은 오래전부터 권위를 상징했기 때문에 다양한 재질로 뿔잔을 만들었습니다.
이 토기는 뿔의 권위와 말의 상징성을 결합하여 정성껏 빚어 만든 제의용 그릇입니다.
짚신과 함께 바치는 잔
신발은 때로는 이별이나 떠남을 의미합니다.
짚신을 정성껏 흙으로 빚어 그 위에 잔을 올린 토기가 있습니다.
신발 한 켤레가 부산 복천동 53호 무덤의 껴묻거리 맨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신발 모양의 토기가 무덤 안에서 발견된 유일한 사례입니다.
아마도 먼 길을 떠나는 이의 걸음에 기원을 담아 올리는 술잔이 아니었을 까요?
신발모양 토기 (삼국 5세기 부산 복천동 53호 무덤)
짚신 모양의 토기 한 쌍이 무덤에서 벌견되었습니다.
두 점 중 1점의 위에는 잔이 놓여있고 다른 1점에는 잔이 붙었던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짚신의 바닥모양, 줄의 연결 위치와 형태 등 실제 구조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당시 사용했던 짚신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습니다.
먼 길을 떠날 영혼의 편안한 발걸음을 기원하고자
이 짚신을 만들어 무덤에 넣은 듯합니다.
말 탄 사람 토기(삼국 5~6세기 경주 덕천리 1호 무덤)
말 탄 사람 토기 (삼국 5~6세기 경주 임당동 저습지)
말모양 토기(삼국 5~6세기 대구 옥수동 가지고 1호 도랑)
말모양 토기(삼국 5~6세기)
말모양 토기 (삼국 5~6세기 이건희 기증)
말과 떠나는 길
말은 고대 건국 설화와 의례에서 탄생과 죽음을 알리는 신성한 동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삼국시대에 전쟁과 운송에 말이 더욱 중요한 자원으로 이용되면서 말갖춤이
무덤의 껴묻거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5세기 무렵 장례문화에도 이러한 인식이 반영되어 말 탄 사람 토기와 말모양 토기를
무덤에 묻었고, 말 그림을 토기에 새겨 장식하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말을 타기 위한 마구를 갖추고 있어서 고대인에게 말은
최고의 교통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말그림 굽다리 김목 항아리(삼국)
말 탄 사람 뿔잔(삼국 이양선 기증 국보)
삼국시대 말에 입힌 갑옷의 구조를 알려주는 상형토기이다.
말 위에는 갑옷을 입은 무사가 앉아있고, "U"자 모양으로 뻗은 2개의 뿔잔이 붙어 있다.
무사는 한 손으로 방패를 세우고, 다른 한 손엔 창을 잡고 있다.
삼국시대 말갑옷은 비늘갑옷이다.
말갑옷의 구성품은 목을 보호하는 경갑, 가슴을 보호하는 흉갑, 몸통을 보호하는 신갑,
엉덩이를 보호하는 고갑등인데, 이 토기에는 흉갑과 신갑이 분명하게 표현되어 있다.
말모양 뿔잔(삼국 이건희 기증)
말 탄 사람 토기 (신라 6세기 경주 금령총 국보)
수례바퀴장식 뿔잔(삼국 보물)
뿔잔의 양옆에 있는 축에 수레바퀴가 달려있습니다.
이 축을 중심으로 바퀴를 돌릴 수 있습니다.
두 개의 뿔잔 위에는 고사리무늬 장식이 하나씩 붙어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만 남아 있습니다.
당시 바퀴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동력과 수송 능력을 의미했기 때문에
뿔잔의 장식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무덤에도 이동수단의로서의 의미를 담아 묻은 것으로 보입니다.
수레바퀴 장식 토기(삼국 5~6세기)
독널과 소형 토기(신라 5~6세기 경주 계림로 25호 독널무덤)
큰 항아리와 작은 항아리를 맞붙인 "합구식"독널입니다.
독널 안팎에 껴묻거리가 놓였습니다.
작은 항아리 안쪽에는 수레모양 토기가, 큰 항아리의 안쪽에는
긴목 항아리와 작은 단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독널 바깥에는 여러 작은 토기와 흔들면 구슬소리가 나는
납작한 원통 모양 토기도 놓여 있었습니다.
수레모양토기 확대 사진
※ "왕이 유신과 인문. 양도 등 아홉 장군에게 명하여, 수례 2,000여 대에 쌀 4,000 석과
조 2만 2천여 석을 싣고 평양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문무왕 2년(662)
집모양 토기(삼국 6세기 창원 다호리 B-1호 무덤 도랑)
기둥 위에 지은 집입니다.
지붕과 벽체, 그리고 기둥의 일부분만 발견되었습니다.
맞배형인 지붕에는 가로 2줄, 세로 2줄의 점토 띠가 붙어있어
초가지붕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곳간 모양 집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쉼이 필요할 때 우리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과 등잔은 다음 세상에서도 계속될 편안한 삶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입니다.
집모양 토기는 의례용 그릇이지만 기둥과 출입문, 지붕 등 집의 건축
요소가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삼국지 위서 동인전"에 고대 한의 집은 초가집과 흙방으로 짓는데,
무덤처럼 생겼고 출입문이 위에 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사다리를 이용해 출입하는 집 모양 토기 모습과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무덤에는 어둠을 밝히는 도구인 등잔 모양 토기도 넣었습니다.
영원히 살아갈 공간에 불을 밝혀줄 것입니다.
좌) 집모양 토기(가야 창원 석동 415호 무덤)
우) 집모양 토기 (신라 4~5세기 경주사라리 5호 무덤)
집 모양 토기(삼국 이건희 기증)
영원한 삶의 공간, 집
우리에게 쉼을 주는 곳은 예나 지금이나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집입니다.
집 모양 토기는 주거용 살림집과 기둥 위에 지은 창고용 공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집을 따라 기둥을 여러 개 둘러 회랑 같은 구조를 지닌 독특한 모양도 있습니다.
다른 상형 토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속이 비어있습니다.
집 모양 토기들은 죽은 이가 다음 세상에서 살아갈 영원한 삶의 공간으로서 마지막
도착할 안식처가 되길 바라며 장송의례에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집 모양 토기(삼국)
사다리가 있는 출입구 쪽에서 보면 맞배지붕이고, 반대편에서
보면 모임지붕인 집 모양 토기입니다.
긴 벽과 지붕에 걸쳐 굴뚝을 닮은 주둥이가 붙어 있고 소은 비어있습니다.
지붕의 용마루 위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아래를 굽어보고 있고, 그 아래에는
사다리를 기어오르는 두 마리의 쥐가 있습니다.
집모양 토기 (삼국 5세기 부산 용수리 1-2호 무덤)
이 건물 위에는 맞배지붕이 있는데, 한쪽 지붕의 끝은 건물 벽이 아닌
기둥 2개에 의해 받쳐진 특이한 구조입니다.
지붕 아래에는 12개의 기둥을 세우고 천장을 덮은 속이 빈 건물이 있습니다.
여기에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주둥이가 달렸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등잔
어둠은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여 두려움을 느끼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무덤에서 잔이 여러 개가 달린 등잔이 발견됩니다.
등잔 모양 토기의 잔 안에는 작은 구멍이 있습니다.
이 구멍은 등잔 아래에 연결된 기름을 담아두는 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심지를 넣어 불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잔 하나만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기름의 양을 담을 수 있으므로
긴 시간 동안 어둠을 밝힐 수 있습니다.
등잔의 밝은 빛은 떠나는 이에게 길을 안내하고 위로를 전하는 듯합니다.
다양한 등잔모양 토기
집모양 토기(가야 4~5세기 김해 봉황동 유적)
무덤이 아닌 생활 유적 내 건물터 주변에서 수습한 집모양 토기입니다.
출입구가 있는 앞에서 보면 책을 엎어놓은 듯한 맞배지붕이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둥그스름한 모임지붕입니다.
양쪽으로 열어젖힌 출입문은 바닥 쪽이 아니라 지붕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물길로 가는 배
나룻배와 작은 통나무배는 강에 띄우고, 배의 앞뒤에 파도를 막는 판이
설치된 큰 배는 주로 먼바다에서 항해했을 것입니다.
신라와 가야지역에서 용도에 따라 구조가 다른 여러 가지 배모양 토기가
발견되는 것은 당시 배가 일상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지증왕 6년(505)에 선박에 관한 법을 제정했다."
라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무덤에 있던 배들은 어디를 향하고 있었을 까요?
그곳은 물을 건너야 갈 수 있는 곳인가 봅니다.
다양한 배모양 토기
좌) 배모양토기(삼국 이건희 기증)
배의 앞 뒤에 파도를 막기 위한 높은 판재가 붙어 먼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외항선의 모습을 본뜬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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