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11. 09:08ㆍ나의 이야기
제주 본태박물관은 세계 건축의 거장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첫 번째 미술관으로 현대그룹
정주영의 4남인 정몽우(작고)의 부인인 이행자 여사가 운영하는 박물관입니다.
건물 자체만으로도 이미 예술작품인 본태박물관은 마치 양파 껍질처럼
벗겨도 새로운 매력이 발견된다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현대와 전통의 조화를 주제로 이행자 여사가 40여 년간
수집한 유물이 가득 전시되어 있습니다.
본태박물관은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주의 핫 플레이스로 통합니다.
본태박물관의 '본태'(本態)는 '본래의 형태'를 의미하는데 순수한 본연의 모습, 즉 인류의
문화적 소산에 담긴 본래의 아름다움을 탐구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주 전시품인 한국 공예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알고, 현대와 소통하며
미래의 가치를 탐구하는 그 과정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겠다는 이야기이지요.
경사진 대지 위에 세워진 본태박물관은 두 건물로 나뉘어
서로 다른 높이에 각각 건설되었습니다.
제1관은 전통공예, 제2관은 현대미술, 제3관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 제4관은 상여와 꼭두의 미학,
제5관은 기획특별전을 한다고 하는데 입장료 가격은 무척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래의 형태를 추구한다는 박물관이라면서 유독 입장료가 비싼 것은 그 의미의
본질을 벗어났다는 생각에 조금 쓴웃음이 나오더군요.
사실 오늘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제가 제주도에서 3개월 살이를 하던 기간 동안 이 번에도
나를 찾아 놀러 온 제 옛 직장동료를 위해서였었는데 이 친구의 이번 여행 관심사가
제주의 핫한 건축물을 돌아보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이렇게 비싼 돈을 지불하고 들어 갈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제 옛 직장동료를 설득하여 주변만 돌아보는 것으로 설득을 하였습니다.
어차피 전시된 작품 관람이 주목적이 아니라 건축물의 형상을 보고 싶은 게 주목적이라면,
굳이 이곳을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암튼 저의 설득 탓에 옛 직장 동료의 호주머니를 가볍게 만들지 않게는 되었지만 재벌그룹의
가족들이 이런 좋은 곳에 개인 소장품 모아 사회를 위해 환원하는 게 아니라 법인을 만들어
세금을 줄이고 재산 증식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비애감을 느낄 수
밖엔 없었습니다.
본태박물관 앞 연못에 곱게 핀 수련
먹이를 먹으려는 연못의 금붕어와 금붕어를 먹이로 먹으려는 오리
연못에 곱게 핀 수련의 반영
야외에 전시된 조형물
산수국
본태박물관 연못에서
비오토피아의 공동정원
비오토피아의 고급 전원주택들
호텔과 레스토랑, 피트니스, 사우나가 있는 온천, 수영장 시설 등이 근처에 있는
비오토피아의 많은 전원주택은 말 그대로 있는 자들의 천국입니다.
한국안에 존재하는 비버리 힐즈.
비오토피아의 수십 채나 되는 호화로운 전원주택들은 가진 자들의 들어내기 싫은 치부인 탓인지
사진촬영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무척 눈에 거슬립니다.
이렇게 산다는 게 한편 부럽기도 하지만 가진 자들의 노블레스 오불리즈(Noblesse Obliae)는
안중에도 없는 건지 있는 자들의 삶에 대하여 또 한 번 비애감을 느껴봅니다.
비오토피아에서 숙소로 돌아오던 지름길에 있던 농로 주변에 곱게 핀 메밀꽃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흥 갯골 생태 공원의 초여름 풍경들(2022.7.6) (0) | 2022.07.13 |
---|---|
초여름 날의 관곡지 (2022.7.6) (0) | 2022.07.12 |
사슴들이 내려와 노닐던 서귀포 중문의 오름 녹하지악 (제주도 세 달 살기 2022.5.14) (0) | 2022.07.10 |
제주 대정의 추사 유배지와 추사관(제주도 세 달 살기 2022.5.6) (0) | 2022.07.09 |
수평선과 마주한 나지막한 섬 가파도(제주도 세 달 살기 2022.5.8) (0) | 2022.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