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30. 13:43ㆍ나의 이야기
쌍봉사 인근에 있는 학포당(전라남도 기념물 제92호) 전경으로 외삼문과 내삼문이 있는
학포의 서재로 쌍봉사로 향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고택에 흥미를 갖고 돌아보았습니다.
학포당(學圃堂)은 조선 중종 때의 학자이자 서화가인 학포 양팽손의 서재였으나,
현재의 건물은 그 당시의 건물이 아니라 1920년에 후손들이 지은 것입니다.
양팽손 (1488~1545)은 조선 중기 문신으로 중종 11년(1516) 과거에 급제한 후
정언, 정랑, 수찬, 교리 등의 직을 역임하였습니다.
중종 14년 (1519) 기묘사화로 관직을 잃은 뒤 고향으로 내려와 1521년 학포당을 짓고
제자들을 가르치며 시와 그림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글과 그림에 능하였으며 저서로는 『학포 유집』2 책이 전하고 있습니다.
1994년 학포당을 보수하였고, 1995년에 외삼문을 원래대로 지었습니다.
1996년에는 담장을 설치하였으며, 1997년에 담장 보수를 하였습니다.
학포당은 앞면 3칸, 옆면 3칸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 자
모양인 팔각지붕으로 꾸몄습니다.
학포당은 앞면 3칸, 옆면 3칸의 팔작 구조
경내에는 학포당 창건 당시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老巨樹(노거수)
은행나무 1그루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梁彭孫(양팽손, 1488~1545) 본관 濟州(제주) 자 大春(대춘). 호 學圃(학포).趙光祖(조광조) 등과
함께 賜暇讀書(사가독서)를 하고, 1519년 校埋(교리)로재직 중 己卯士禍(기묘사화)로 삭직 되었으나
1537년 金安老(김안로)가賜死(사사)된 뒤 復官(복관)되었습니다.
조선 제11대 임금인 中宗(중종), 재위대에 文章(문장)과 書畵(서화)로 명성을 얻은 문신으로
조선 후기의 尹斗緖(윤두서, 1668-1715), 말기의 許鍊(허련, 1809-1892)과 함께 호남의 대표적인
문인화가로 손꼽히는데, 특히 양팽손은 호남 화단의 선구자로 지칭됩니다.
유교적 이상 정치를 꿈꾸며 급진적 개혁을 추진하다가 기묘사화에 휘말려 서른여덟의 나이에
사약을 받은 조광조. 그가 유배되고 끝내 죽임을 당한 곳이 전남 화순 능주 땅인데 화순군 능주면
남정리에는 조광조가 죽은 뒤 148년이 지나서 세운 비각과 유배생활을 했던 초가가 복원돼 있고,
강당인 애우당과 영정을 봉안한 영정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름하여 ‘조광조 적려유허지’입니다.
조광조가 유배 중 교유한 친구는 학포 양팽손이 유일했는데 양팽손 역시 기묘사화로 고향 화순에
낙향한 처지. 양팽손은 유배 중인 친구 조광조의 뒷바라지를 기꺼이 했다고 합니다.
손톱만 한 연고도 없는 능주 땅에서 차가운 주검이 된 조광조의
시신을 거둔 것도 양팽손이었습니다.
시신을 거뒀다가 자칫 화를 입을 수 있음을 알면서도 손수 시신을 염습한 뒤
이튿날 아들을 시켜서 중조산 아래 골짜기에 묻도록 했습니다.
시신을 거둔 사실이 발각되면 자칫 죽임을 당할 수 있어 대를 이을 맏아들 말고, 둘째 아들을
데려갔던 죽음을 무릅쓴 의리. 학포 양팽손의 이름이 조광조의 이름보다 더 깊게 화순 땅
곳곳에 새겨지고 기려지는 연유입니다.
측면에서 바라다본 학포당의 마루와 아궁이를 지닌 내실 전경
학포당 현판
[柱聯詩文由來(주련시문유래)]
학포당 전경
학포당은 여느 정자와는 다른 구조를 보여주는데 건물 중앙에 방을 배치하고 그 주위 앞면과
양 옆면의 삼면에 툇마루를 내었는데 다시 가운데 방 뒤로 작은 골방이 있습니다.
게다가 위층에는 사방으로 세살창을 낸 책을 보관하는 높은 다락까지 있는 구조로 일반적으로
쉼과 수양의 공간인 정자는 간단한 구조임에 비해 학포당은 여러 가지 저장과 갖춤의 공간까지
둔 실용성을 갖춘 살림집의 면모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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