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11. 00:57ㆍ나의 이야기
"조지아(그루지야)가 보름달같다면 아르메니아는 초승달 같습니다."
코카서스 (현지명 캅카스) 3국(조지아,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을 여행한
사람들의 대체적인 평들은 이렇다고들 하더군요.
코카서스 여행을 가기 전에는 보통 여행객들이 조지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막상 다녀와서는 아르메니아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한다고 합니다.
조지아처럼 압도적인 설산 풍경은 없지만 살아가는 삶이라던가
문화가 우리와 더 맞기 때문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이 아르메니아에 비해 국민소득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도 최근에
벌어진 영토 전쟁(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분쟁)에서 아제르바이젠이
아르메니아에게 졌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저는 이 들의 문화적 차이 때문이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것은 바로 이들이 지니고 있었던 문화의 힘이 컸었기 때문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는 새로 지어진 유럽풍 건물이 즐비한데 이 곳을 갔다 온 여행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 꼭 ‘테마파크에 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반면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에서는 문화를 느낍니다.
두 도시의 극명한 차이를 “한쪽은 1억원을 들여 1000만원 효과를 내지만,
한쪽은 1000만원을 들여 1억원 효과를 낸다”라고 비교하더군요.
세 나라 모두 인구 1000만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지만 코카서스 3국은
인종·문화·종교적으로 차이가 큽니다.
한·중·일의 차이만큼이나 선명한데 인종적으로 조지아는 코카시안 계통,
아제르바이잔은 투르크 계통, 아르메니아는 아리안 계통입니다.
조지아는 조지아 정교를,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교를, 아르메니아는 아르메니아 사도교회를
주로 믿는데 이런 인종과 문화 차이가 코카서스 여행을 이체롭게 느끼게 합니다.
타마니안 석상
아르메니아의 수도 예레반을 현대적인 계획도시로 설계한 건축가는
알랙산드르 타마니얀이라고 합니다.
그는 흑해 연안에서 출생한 러시아 건축가로 45세 때 아르메니아로 이주하여 15년을
살다가 예레반에서 마지막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아르메니아를 사랑한 그는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는데 그가 설계한 예레반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응회암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이 석재는 화산이 분출할 때 재와 모래가 엉켜서 굳어버린 것으로 연한 분홍색을 띠는데
이런 한 이유로 응회암 건축물이 많는 예레반을 가리켜 "핑크도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예레반을 현대적인 계획도시로 설계한 건축가 알랙산드르 타마니얀 동상 앞에서
케스케이드는 글자 그대로 계단식 폭포를 의미하는데 너른 의미로 야외 정원을 포함하기도 하겠지만,
이 곳에서는 계단식 인공폭포로 보시는게 정확하리란 생각입니다.
우리나라 지용호 작가의 폐타이어를 이용한 라이온-2
키위 (미국 Peter Woytuk)
Shadow (스페인 Jaume Plensa)
로마의 전사(콜럼비아 페르난도 보테로)
아르메니아인은 신앙적으로는 순수하지만 술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으로 그들은 술과 여흥을 즐깁니다.
조지아와 마찬가지로 아르메니아는 "술에 대한 자존심"이 센 나라인데 종종
조지아와 와인 종주국 논쟁을 벌이기도 합니다.
와인 관련 유물 유적을 바탕으로 종주국을 주장하는 조지아인에게 아르메니아인은
“조지아인은 성경도 안 믿는 것인가? 성경에 나와 있지 않느냐? 노아가 취한 곳이
바로 아라라트 산기슭이다”라고 주장을 합니다.
이렇게 말싸움에서는 아르메니아인이 이기지만 와인은 조지아산 크베브리 와인
(땅에 묻은 항아리에 숙성하는 전통 방식으로 발효시킨 와인)이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대신 아르메니아에는 아라라트 코냑이 있습니다.
포도 증류주는 보통 "와인 브랜디"로 부르는데 아라라트 코냑은 프랑스 코냑 지방에서
"코냑’"이라는 말을 붙여도 된다고 허가할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 탓에 코카서스 여행은 조지아의 크베브리 와인에 물들어
아라라트 코냑으로 취해서 되돌아 간다고 합니다.ㅎ
그런데 이 아라라트 코냑 가격이 워낙 비싸다보니....ㅜㅜ
광장에서부터 포스트 모더니즘을 상징하는 미술 작품들이
야외광장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잘 가꾸워진 화단과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는 조형물은
아름다운 문화공간으로 바라다 보입니다.
담배를 피우는 여자(콜럼비아 페르난도 보테로)
계단식폭포를 의미하는 케스케이드는 아시리아의 공중정원과 바빌론의 공중정원을
형상화한 것처럼 보여집니다.
고대에 이 들의 기원이 페르시아 왕의 동생이거나 핏줄이 아르메니아의 왕이었기에
여러 문화가 융합하여 아르메니아가 세워졌으니 아마도 이런 의미가 반영된 것이
케스케이드 조각공원에 반영되었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케스케이드는 계단으로 올라가서 각층의 정원과 조형물들을 관람할 수도 있겠지만, 건축물 가운데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편하게 올라가면서 층별로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과 각층에 있는 정원으로
나가서 작품들을 관람하시는게 훨씬 편합니다.
케스케이드 조각공원은 알랙산드르 타마니얀이 설계만 하고 작고를 하였는데 1980년 짐 토로스얀이
타마니얀의 유작을 착공하였는데 1991년 재정난으로 공사가 중단되었다가 2002년 아르메니아 해외
동포들의 성금과 미국에 이민가서 살고 있는 아르메니아 출신의 부호 카페스지안이 기부한
성금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이 분수 수면위의 수영하는 사람같은 작품은 언젠가 제가 불로그에 올려드렸던 두바이몰의
다이빙맨과 유사한 작품으로 여겨지는데 제 짐작에 같은 작가의 작픔으로 짐작이되지만
자료가 없다보니......ㅜㅜ
이런 모든 작품들 대다수가 제노 사이드 시기에 미국으로 이민을 간 카페시안이라는 아르메니아 출신의
미국 뉴욕 브르클린에 사는 부호가 기증을 했다고 생각을 해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상층부 전경
러시아에서 여행을 온 여선생님을 로드케스팅 모델로 .....ㅎ
제가 종교인은 아니지만 아르메니아에서는 이 들이 지닌 신앙에 순수함과 절제를 많이
느낄 수가 있었는데 사실 기독교 신앙을 찾기 위해서 여행을 하시고 싶다면 저는
예루살렘이나 로마에 가는 것보다 이 곳을 사실 추천하고 싶습니다.
아르메니아는 사도교회를 국교로 삼은 나라로 예수의 열두 제자 중 아르메니아 지역에서
선교를 한 다대오와 바돌로매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케스케이드에서 내려다 본 오페라하우스 전경으로 이 오페라 하우스 앞으로 곧게 뻗은
도로는 북 에비뉴가로 우리나라의 명동에 해당합니다.
아르메니아의 굴곡진 역사는 현대의 아르메니아 문화에 격조를 남겨 놓았습니다.
아르메니아인들은 낡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 보였는데 그 것은 낡음이 아니라 전통이고,
그것이 현재에도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을 여행객들 스스로 느끼게 만듭니다.
그들은 낡음을 현대화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인테리어에 활용합니다.
맥락 없이 유럽 문화를 이식한 아제르바이잔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부분으로
이런 문화적 자존감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예레반입니다.
예레반 중심부는 원형으로 되어 있는데 공화국광장을 중심으로
도로가 방사형으로 뻗어 있습니다.
공화국광장에서 오페라극장을 지나 캐스케이드 조각공원에 이르는 길이
"주작대로"처럼 중심가 구실을 합니다.
이 중심가를 따라 걷다보면 이 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3,500달러 국가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문화적 풍요를 접할 수 있습니다.
도심지의 수준은 유럽 선진국에 육박하는데 공화국광장에서 야간에 시작되는
화려한 분수 쇼를 관람하고 오페라극장 주변의 노천카페에서 차나 커피를 마시며
여행자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예레반은 시내 어떤 곳에서라도 아르메니아인의 성산(聖山)인 아라라트 산(5137m)을
바라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아라라트 산은 노아의 방주가 표착한 곳으로 성경에도 나와 있는데 소비에트연방 시절 스탈린이
이 산을 터키에 넘겨주면서 아르메니아인들에게는 갈 수 없는 산이 되어 버렸습니다.
터키는 아르메니아인들에게 학살의 가해국이기 때문에
아직도 이들 나라의 국경은 폐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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