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9. 02:40ㆍ나의 이야기
고도 3,000m에 있는 험준한 도출라패스 전경
이른 새벽 팀푸의 호텔을 떠나 도출라와 치미라캉 푸나카 종을 돌아보고 파로로 향하면서
점심을 먹기 위하여 들린 도출라 패스의 중턱에 있는 맨쿠나 레스토랑 전경입니다.
오늘은 여행 내내 비가오는 탓에 도출라 정상에서 히말리아의 고봉들도 제대로 못보고,
치미 라캉도 먼발치 언덕에서 바라다 보아야하였고 푸나카 종도 비를 맞으며 돌아보아야만
하였던 아주 일정이 사나운 날입니다.
이래서 여행은 그 나라의 제일 좋은 절기에 가야만 하는 건데 싸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기에 이 곳 부탄을 향했다는 것이 큰 실수였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렇다고 이 곳 부탄 여행에 들인 경비가 아시아권의 다른 나라 패키지 여행 경비보다
전혀 싸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진 않지만......쩝!
암튼 비가오면 오는 대로 즐겨야 하는게 여행인지라 비를 맞으면서도
카메라가 다소 젖더라도 앵글에 부탄의 풍경들을 열심히 담아봅니다.
식당 내부 전경
암튼 부탄 여행 내내 주어지는 식사의 메뉴는 변함이 없습니다.
밥과 반찬이 7개~8개 정도 제공되는 부폐식으로 아마 우리나라의 백반같은 식사인데
어떻게 이렇게 획일적인 식사 메뉴가 가능한지는....ㅎ
어떤 일행분들은 건강식이라서 좋다고도 하지만,
대다수 일행들은 식사에 대한 불만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런 식사 메뉴가 외국인 여행객들에게 공식적으로 제공되는 기본 식사이기에
개선될 여지는 무척 오랜 시간이 지나야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하면 이 나라가 말은 입헌군주제 국가를 표방 하지만,
실제로는 왕정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미지의 왕국, 지구상의 마지막 샹그릴라, 히말라야의 소국"
이 모두가 부탄을 지칭하는 표현들로 그 중에서도 "행복지수가 1위인 나라"라는 수식어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1인당 국민소득은$2,000로 대한민국의 1/10에도 못미치는데
국민의 92%가 행복하다고 느낀다는게 여러 분께서는 믿겨지십니까?.
개발과 발전이 더 우선시되는 보통의 국가들과는 정반대로 자연과 전통을 지키는 것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정책을 펼쳐 왔기에 부탄은 마지막으로 남은 이상향의 나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행복이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듯이 결코 먼 곳에
또는 부유한 곳에 있는 게 아닌가 봅니다.
바로 우리와 가까운 곳,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 있었던 모양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탄을 가고 싶어하고, 다녀온 사람들의 대부분이 부탄여행에 있어서
만족감을 표시하는 이유는 바로 ‘진한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곳엔 우리들의 과거, 그리고 소중한 추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탄 사람들은 주어진 현재 상황이나 여건에 대하여 만족하면서 살아 가고 있습니다.
순박한 이웃들, 영혼을 다스려주는 종교, 맑고 깨끗한 자연, 넉넉하지는 않지만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복지(기본적인 무상교육, 무상의료)가 그것인데 그로 인해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안전하고 평온할 수 있게 보장해 주니 큰 걱정거리나 불안감이 없는 탓에
그게 바로 부탄의 행복의 근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부탄 정부와 국민들도 고민과 걱정거리는 있겠지요.
우리가 산업화, 민주화, 개방화를 겪으면서 직면했던 수많은 고민들과 문제점들을
그들도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주변 강대국(인도, 중국)과의 관계, 청년실업 문제,
개방과 개발에 따른 무질서와 환경파괴, 인프라 건설과 복지 유지 및 확대 등에
필수불가결한 자금과 기술 및 인원 확보 등의 문제들이지요.
부탄 정부는 그들 나름대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네 가지 전략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 둘째는 자연환경의 보존, 셋째는 문화적 독창성의 유지,
넷째가 좋은 정부라고 합니다.
공정하고 지속적인 사회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영적인 성장 또한 중요시하고,
불교적 생태주의에 기반해 국토의 60%는 삼림으로 유지되어야 함을 헌법에 명시함으로써
자연환경 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독창적인 고유문화를 지키고 국가와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근무시간에는 반드시 전통복장 착용을 의무화하고, 일반 주택을 포함한 모든 건축물을
전통적 양식으로 짓도록 규제하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왕과 의회는 올바른 통치구조의 확립과 리더십 함양
또한 행복의 필수조건이라고 믿고 추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행복의 근원은 돈이나 물질이 아니라 자질과 능력이 훌륭한 리더, 지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깨끗한 생활환경과 욕심 없는 평온한
‘마음의 균형’과 올바른 ‘종교적 믿음’이라는 사실을 부탄 사람들로부터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리는 비에 흠뻑 젖은 레스토랑의 화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잠시 산책해본 레스토랑 주변 풍경
우리나라의 산딸나무꽃과 같아 보이는 .....
다시 버스를 타고 험준한 도출라고개를 넘어갑니다.
사실 말이 도출라 패스이지 2차선 포장도로에 불과한데 도로가 고도 3,150m의 산맥을 넘는
길이다보니 길은 지그재그이고 주변의 깊은 계곡과 산에는 울창한 원시림으로
뒤덮여 장관을 보여 줍니다.
아마 이 도출라 지역의 산림 전체가 부탄의 자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부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하나가 히말라야 설산을 배경으로한
부탄인들의 따뜻한 미소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까닭에 설산은 커녕
부탄인들의 따뜻한 미소조차도 느껴 볼수가 없습니다.
부탄을 여행하다보면 티벳 사원을 가리키는 말로 드종,라캉,곰파란 말을
많이 듣게 되는데 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드종 : 부탄의 전통 건축물을 지칭하는말로 사원과 요새,행정기능까지 지닌 복합체를 뜻하며
"드종" 또는 "종"이라고 읽기도 합니다.
도시를 지키는 요새로 지어졌기 때문에 높은 성벽이 특징입니다.
라캉 : 사찰과 법당의 의미를 둘 다 지닌 동시에 일반 불자들에게 게방되는
공간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부분 마을 근처나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곳에 있어 찾아 오는
사람들이 많기에 대부분 규모가 큽니다.
곰파 : 라캉에 비해 좀 더 깊숙한 곳에 사찰을 숨기고 있는 은둔의 사원을 지칭하는 말로
"곰파"라는 단어가 원래 "고독한 은둔자"라는 뜻을 가졌다고 합니다.
깊은 계곡이나 절벽 위 등 접근이 힘든 곳에 자리하고 있어
수행자들만을 위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제 가옥들이 몇 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도출라패스의 정상부 언덕에 다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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