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의 가을(2018.9.10)
2018. 9. 11. 16:45ㆍ나의 이야기
가을노트/문정희
그대 떠나간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떨었다
못다한 말
못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잎 두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베고 난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드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때
가장 깊은 살속에
담아 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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