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정 명승 제58호 명옥헌 원림을 찾아서(2016.9.18)

2016. 9. 22. 13:13나의 이야기








국가지정 명승 제58호 담양 명옥헌 원림 전경



초가을 명절 연휴 기간을 이용한 마지막 여행 일정 중에 잠시 들렸던 명옥헌 원림은

 여름의 끄트머리를 만난 탓인지 베롱나무 꽃은 다 저버리고 대신 꽃무릇이 저를 반깁니다.


연못을 중심으로 가장자리의 둑방길을 따라 배롱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못 한가운데 있는

섬 안에도 배롱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그야말로 배롱나무는 이 정원을 온통 뒤덮고 있습니다.


특히 배롱나무는 대부분 고목이 되어 총총히 가지를 뻗고 그 빼곡한 가지마다 마지막까지

 남아  빨갛게 탐스러운 꽃무리를 수관 가득히 달고 있습니다.


늦여름 배롱나무 꽃이 질 때면 붉은 꽃비가 되어 정원 곳곳에 흩날리고, 꽃잎이 못 위에

 호사스런 붉은 융단을 만드는 아름다운 자미(紫薇, 배롱나무)의 정원이 명옥헌 원림이라지만

 계절적으로 조금 늦은 탓인지 그런 멋스럼은 없습니다만  다행스럽게 꽃무릇이 줄지어 피어

 명옥헌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킵니다.


 담양 지방의 정자 원림 중에서도 배롱나무 꽃이 가장 아름답다는 명옥헌,

 그러나 지금은 베롱나무 꽃보다는 붉은 꽃무릇이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담양 명옥헌 원림 안내판














2011년 제12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수상 안내판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원림을 걸어 가면서 바라보이는 마을 저수지 전경














명옥헌 주변 농가 담장의 감나무도 이제 가을이 깊어 가는지

 감들마져도 노랗게 익어 갑니다.













명옥헌 원림 전경















위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은 3장의 명옥헌 하지 연못 전경으로 화소수의 차이로

선명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진이 주는 느낌의 차이는 그리 크지를 않습니다.


그런 이유는 핸드폰 카메라의 보정 능력이 아주 좋은 탓이라는 생각이.....ㅎ


  이 번에 올리는 명옥헌 편에서 짙은 질감의 사진은 DSLR 사진이고 옅은 색상의 사진들은

 핸드폰 카메라로 찍어서 올렸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셨으면 합니다.
















철이 조금 지난 사기에 이곳을 찾은 탓에 배롱나무꽃은 끄트머리를 향하고 있었지만

 아직도 일부 남아서 연분홍 꽃이 빛을 발합니다.













베롱나무꽃이 지면 명옥헌 원림에 또 다른 꽃이 핀다는 것을 이 번 여행을 통하여

다시 알게 되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꽃무릇의 화사한 모습에

반가운 미소마져 지어집니다.


이렇듯 여행이란 것은 같은 장소라고 하여도 여러 번에 걸쳐 방문을 혀보아야

 그 곳의 참 모습을 알 때가 많습니다.

















 오래된 배롱나무 고목에서 만개한 꽃이 하지를 덮었을 때 하지에 비친

 아름다운 반영을 여러분들께서는 상상해 보십시오.


이게 바로 명옥헌의 아름다운 진경이겠지만 지금 바라보이는 그대로의 모습도

 아름답기는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명옥헌 하지를 따라 아름답게 핀 꽃무릇














하지를 덮은 엷은 녹조와 빨간 꽃무릇이 보여주는아름다운 대비는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합니다.





















담양은 나무로 유명합니다. 대나무, 메타세쿼이아, 배롱나무가 주종을 이루는데 그중에서도

 배롱나무는 명옥헌 원림을 대표하는 여름 꽃나무입니다.


 또한 담양은 정자 원림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명옥헌, 소쇄원, 식영정, 면앙정, 송강정, 환벽당,

 독수정 등 가사문학의 산실이 되었던 정자가 모두 이 지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쇄원을 비롯한 식영정, 환벽당 등 다수의 정자 원림은 배롱나무 여울이라 불렸던

자미탄(紫薇灘, 광주천) 주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 빨간 꽃 흐드러진 자미탄과 정자 원림 속에서 이곳 사람들은 무언가 글을 쓰거나

시를 노래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명옥헌


한가운데 방을 두고 ‘口’자형으로 마루를 두른 형태로 호남 지방에서

주로 지어진 전통 정자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명옥헌 원림은 조선 중엽에 명곡(明谷) 오희도(吳希道)가 산천경개를 벗하며 살던 곳으로

 그의 아들 오이정이 선친의 뒤를 이어 이곳에 은거하면서 만든 정원입니다.


 오이정은 자연 경관이 좋은 도장곡에 정자를 짓고 그 앞에 연못을 파서 주변에

 배롱나무와  소나무를 심어 가꾸었습니다.


명옥헌(鳴玉軒)이란 계곡물이 흘러 하나의 못을 채우고 다시 그 물이 아래의

연못으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마치 옥구슬이 소리를

내는 것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명옥헌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아담한 규모의 정자로 한 가운데에 방이 위치하고 그 주위에

 ㅁ자 마루를 놓은 형태로 소쇄원의 중심건물인 광풍각과 동일한 평면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식은 호남 지방 정자의 전형으로 방이 있는 정자에서는 별서의 주인이

 항상 머무를 수 있고, 공부를 하거나 자손들을 교육할 수도 있습니다.


 명옥헌은 이와 같이 은일자의 거처나 후학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소로

 활용하기에 알맞은 구조를 지녔다는 생각이 듭니다



.












명옥헌 상지









   







명옥헌 원림의 지형은 평안하고 안온합니다. 전면은 후산마을의 고개가 낙타의 등처럼

 드러나 있어 시야를 가리고 왼편은 들판, 오른편은 목맥산에서 후산으로 이어지는

 산등성이가 있어 북풍을 막아줍니다.


자연스런 기단과 지형적인 입지적 특성으로 산의 위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낄 수 있으며,

 동남쪽으로는 크게 자라는 느티나무를 심어 낮의 햇볕을 차단해 시원함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경계 또한 명료합니다.


 연못 아래로는 정원의 경계부에 소나무가 줄지어 자라고 있어 담장 역할을 대신하며,

 배롱나무, 느티나무 등이 잘 배식되어 호남 지방 별서 정원의 형식을 잘 보여줍니다.


 붉게 무리지어 꽃이 핀 원림의 모습은 도연명의 무릉도원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DSLR로 찍은 상지 전경


명옥헌 원림에는 상지(上池)와 하지(下池) 두 개의 연못이 있습니다.

 이 연못은 모두 네모난 형태로 안에는 둥근 모양의 섬이 조성되어 있는데 

조선시대 정원에서 많이 나타나는 방지원도(方池圓島)의 모습입니다.


 이는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은 네모나고

 하늘은 둥글다고 여긴 선조들의 우주관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계곡사이로 수량이 풍부했을 때에 “물이 흐르면 옥구슬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하여

명옥헌이란 이름을 얻었다고 합니다.


위 연못은 인공적인 석축을 쌓지 않고 땅을 파내어 큰 우물처럼 바라 보입니다.


아래 연못은 동서 20m, 남북 40m 크기로 자연 암반의 경사지를 골라서 주변에만 둑을 쌓아

 연못을 만들었는데 명옥헌 원림은 주변의 자연 경관을 차경으로 도입한 정사 중심의

자연 순응적인 전통정원 양식이지만 전(前)과 후(後)의 조선시대 전통적인

‘방지중도형(方池中島形)’의 지당부(池塘部)를 도입하였다고 합니다.















상지 전경(핸드폰 카메라 촬영)

























연휴기간 내내 태풍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온탓에 명옥헌 원림 사이를 흐르는 계곡에도

 많은 수량이 흐르는지라 이렇게 아름다운 작은 폭포도 보여서 명옥헌의 운치를 더 합니다.
















명곡 오선생 유적비 전경





























이제 오후 늦은 시간인지라 이번 여행 일정은 이 곳 담양의 명옥헌 원림 방문을 끝으로 하고 

 이 곳에서 점심을 한 후 귀경을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당초 예정에는 논산의 명재고택을 경유해서 올라가려고 하였지만 명절 연휴의

 교통난에 고생을 할 것 같은 예감이 들기에.....ㅎㅎ



2박3일간 나홀로의 사진 여행의 코스는 1,000km가 넘는 긴 여정이었지만 그래도 다시

가보고 싶었던 곳들을 엄선한 여행지들이었기에 나름 의미가 있었고 줄거웠습니다. 


무녀도,군산,전주,곡성,화순, 담양을 돌아보았던 사진 여행에 대하여 

 앞으로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여러분 들께 올려드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