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7. 13:33ㆍ나의 이야기
초간정은 조선 선조때 학자인 초간 권문해(1534~1591)가 오랜 관직생활과
당쟁에서 벗어나 자연을 즐기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 와 창건한 정자로
맑은 계곡과 푸른 송림 사이의 암벽에 세워져 있답니다.
조선시대 사림의 은일 사상과 무위자연을 바탕으로 하는 선조들의 자연관을 보여주는 명승지로
바위를 휘돌아 흐르는 계류가 시원한 운치를 자아내는 무척 아른다운 곳입니다.
초간정 안내판
연초록이 빛을 발하는 아름다운 계절 해질녘에 찾아 본 초간정은 우리나라 선비들의
자연관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 었습니다.
지인의 초대로 1박2일 여정으로 오늘 아침 문경으로 왔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 지인과 함께 돌아 본
예천의 명소들 중 제일 첫 코스였던 초간정은 저녘 햇살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습니다.
물이 흐르는 초간정 바위 앞 계류 옆에서 인증샷을 남겨봅니다.
초간정으로 진입하는 출렁다리 전경
초간정 옆 건물 한옥은 한옥 숙박체험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답니다.
초간정 진입문이 매우 작은 까닭은 겸손한 마음으로 도포를 여미며 두 손을 뫃아
공손히 들어 오라는 뜻으로 당시 거들먹거리던 양반 세도가들의 출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초간 권문해의 심성을 느낄 수가 있답니다.
출입문에서 바라다 본 초간정(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143호)으로 현판에 초간정사로
표기가 된 것으로 보아 이 곳은 애초에 닭실마을의 석천정사 나 청암정처럼
이 곳에서 초간 권문해가 학문을 정진하던 장소였던 것으로 유추를 해봅니다.
"나무와 돌은 풍우에도 오래 남고 가죽나무, 상수리나무는 예전처럼 아직 살아
저처럼 무성한데 그대는 홀로 어느 곳으로 간단 말인가.
서러운 상복을 입고 그대 지키고 서 있으니 둘레가 이다지도 적막하여 마음 둘 곳이 없소.
이제 그대는 상여에 실려 그림자도 없는 저승으로 떠나니 나는 남아 어찌 하리오.
상여소리 한 가락에 구곡간장 미어져서 길이 슬퍼 할 말마져 잊었다오."
윗 글은 초간 권문해가 지은 초간일기에 쓰여진 글로 자신보다 먼저 타계한 그의 아내 현풍 곽씨의
장례를 치르면서 지은 제문으로 자식 하나 남기지 않고 먼저 간 부인에 대한 절절하고
애틋한 정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권문해의 초간일기(보물 제 879호로 지정)
초간정사 중수기
초간정 내부 모습
석조헌: 저녁에 낚시를 하는 마루란 뜻을 지님
석조헌 현판
초간정에서 내려다 본 주변 경관
초간정 출입문 앞 송림
송림숲에서 초간정으로 진입하는 출렁다리
바람이 감돌아 쉬어가는 곳 초간정은 원림을 이용하여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며 지은 정자로서
초간 권문해의 소박한 품성을 느껴볼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곳이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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