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향기 가득한 교회의 제 2회 수국 품종 전시회.1 (진주 두달 살기 2021.6.5)

2021. 6. 6. 23:52나의 이야기

 

진주시 이반성면 발산리 650 꽃향기 가득한 교회 앞의 논 

 

 

꽃향기 가득한 교회는 교회라기보다는 작은 농원 같은 분위기였었는데 제가 두달살기하면서

머무르고 있는 진주시 이반성면 정수예술촌은 진주에서도 제법 떨어져 있는 워낙 시골인지라

시골 교회에서 수국 품종 전시회(2021.6.5~6.7  3일간)를 한다고 하기에 오늘 오후 해 질 녘에

호기심을 갖고 이 곳을 찾아보았는데 생각보단 다양한 수국 품종(180여 종)으로 전시회를

하고 있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80여 품종의 수국 품종 전시회를 개최하시는 이 작은 교회의 목사님은

제 짐작엔 하나님보다는 더 꽃을 사랑하는 목사님 같다는 생각이.....ㅎ

 

얼마나 꽃들을 좋아하셨기에 작은 교회가 수국 화원으로 변해 꽃향기가 넘쳐 나고

있었으니 제가 이런 말을 해도 험담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이제 꽃향기가 가득한 교회의 화단 속으로 들어가 다양한 꽃들과

6월에 피는 수국 꽃들의 다양함을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교회 출입구 쪽에 전시된 다양한 품종의 수국들이 저녁 햇살을

받아 고운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로치원트 수국

 

 

수국의 한자 이름은 수구화(繡毬花)인데,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의미입니다.

 

옛사람들이 나무 이름을 붙일 때는 특징을 정확하게 간파하고

금세 알 수 있게 하여 감탄을 자아냅니다.

 

수구화는 모란처럼 화려한 꽃이 아니라 잔잔하고 편안함을 주는 꽃으로

꽃 이름은 수구화에서 수국화, 수국으로 변한 것으로 보입니다.

 

 

시인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생각이 납니다.

 

 

 

                                                                 -  김춘수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이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산수국이 그런 것 같습니다.

 

도깨비(도깨비) 꽃이니 변심이라는 꽃말 때문에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던 식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름을 부르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 또 그 식물의 가치를 깊게 공유하면서

산수국은 이 계절에 가장 값진 우리의 고귀한 꽃으로 이렇게 다가와 있습니다.

산수국은 그리움의 꽃입니다.

 

6월의 산, 계곡, 화단을 형형색색으로 겨우내 숨죽여 왔던 열정을

울먹이며 터트리듯 그리운 사람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코비드 19에 찌들었던 고단하고 피곤했던 삶을 잠시 내려놓고 어여쁜 산수국을 바라다보니

지녔던 미움과 노여움도 어느새 사라지고 내 마음속에는 환한 미소가 피어납니다.

 

 

학명(學名)에 어쩐지 일본 냄새가 나는 ‘otaksa’란 단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8세기 초 서양의 문물이 동양으로 들어오면서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은 의사 겸 식물학자들은

앞다투어 동양으로 진출하였는데 오늘날 학명에 식물이름을 붙인 명명자(命名者)로 흔히 만나게

되는 네덜란드인 주 카르느(Zucarnii)는 당시 약관 28세의 나이에 식물 조사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와 있다가 오타키라는 기생과 사랑에 빠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우개로 지워버릴 수 있도록 ‘사랑은 연필로 쓰라’는 노래가

한때 유행한 것처럼 사랑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오래지 않아 변심한 그녀는 다른 남자에게 가 버렸는데 가슴앓이를 하던 주 카르느는

수국의 학명에 오타키의 높임말을 서양식으로 표기한 otaksa를 넣어 변심한 애인의

이름을 만세에 전해지게 했습니다.

 

아마도 변심한 애인처럼 수국의 꽃은 처음 필 때는 연한 보라색이던 것이 푸른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연분홍빛으로, 피는 시기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기 때문이겠지만 사랑의 배신자에 대한

복수로는 멋있고 낭만적인지, 아니면 조금은 악의적인 보복인지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골리앗 수국

 

 

로치원트 수국

 

 

페어리 키스 수국

 

 

갤럭시 수국

 

 

어얼리 블루 수국

 

 

엘러 강스 수국

 

 

댄싱 스노 수국

 

 

기모노 수국

 

 

샤롯데 프린세스 수국

 

 

미스 사오리 수국

 

 

마더 테레사 수국

 

 

알라모드 수국

 

 

웨딩 가운 수국

 

 

별똥별 미국수국

 

 

시치단 카 산수국

 

 

하모니 떡갈잎 수국

 

 

스노 큰 떡갈잎 수국

 

 

모나리자 수국

 

 

미스 사오리 수국

 

 

고키겐요 우 수국

 

 

웨딩 부케 수국

 

 

※ 수국의 품종이 다양하고 이 교회의 화단에 심어진 꽃들의 종류가 많았던 탓에

찍은 사진이 많아 3부로 나누어 올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