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12. 23:50ㆍ나의 이야기
" 바위 뒤에 앉은 나한 "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
2019.04.29~06.13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입장료 무료)
나한은 불교의 깨달음을 얻은 수행자로, 다른 사람들을
그 길로 인도하는 자를 말합니다.
그 이름 아라한은 "존경받을 만한 사람"의 뜻을 지닌 산스크리트어
아르하(Arhat)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불교 경전에서 나한은 날아다니고 틈 없는 데서 나와 구멍 없는 데로 들어가며,
수명을 연장하고 몸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신통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사람들에게 신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작가노트
당신은 당신으로부터 자유롭습니까?
오백나한의 수많은 표정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 안에 있는
수많은 감정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 진심으로 웃고 슬퍼할수 있는 그들과 달리 개인적인 욕심과
온갖 무거운 감정에서 벗어나지못한 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묻고 싶어 집니다.
당신은 당신으로부터 자유롭습니까?
전시장을 거닐면서 벽돌에 새겨진 기쁨,행복,원망,두려움,분노,슬픔과 같은 여러 감정이
담긴 글귀와 마치 빌딩숲처럼 높게 쌓인 스피커로부터 들리는 소리,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감정으로부터 자유롭게 온전히 웃고,울고 기뻐하는 창령사터 오백나한의
얼굴들을 만나게 됩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 공간이 고요히 나 자신에 집중하며 잠시나마 내 안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색의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김승영)
1부 : 성속을 넘나드는 나한의 얼굴들
나한은 내면의 고독과 정진으로 윤회의 수레바퀴를 벗어나
인간으로서는 가장 높은 경지에 올랐습니다.
나한은 이처럼 성과 속의 경계에 머물며, 실은 나와 다르지 않은 높이에 있기에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창령사터 오백나한상은 볼수록 친근하여 마음을 잡아끕니다.
돌덩어리에서 아주 살며시 표정짓는 눈과 코, 입에서 베어 나오는 미소, 그 형태의
원만함이 평온함을 찾는 우리의 마음을 끌어 당깁니다.
우리와 다르지 않은 친숙한 존재임을 표현하기 위해
나한 고유의 얼굴은 돌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 빈자리에는 나와 당신의 표정만이 남아있습니다.
강원도 영월 창령사터 오백나한은 오래 전에 폐사된 절터에서 2001년에 발굴되었지만
관람객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존재 입니다.
마주하는 순간 그 질박하고 친근한 표정이 우리 마음을 두드립니다.
불가의 진리를 깨우친 성자 "나한"이 일상 속 평범한 모습으로 우리와 마주칩니다.
나한 신앙 그리고 창령사
"복을 구하고 안녕을 바라다"
나한은 아라한의 줄임말로 산스크리트어 "arhat(아르핫)"을
한자로 음역하여 만들어진 말입니다.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불교의 성자를 말합니다.
<중일아함경>에서는 부처 임멸 뒤 그의 말씀을 경전으로 편찬하기 위해 모인
가섭을 비롯한 500명의 제자들이 곧 오백나한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나한 신앙은 중국 당 현장법사가 645년에 <법주기>를
번역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찍이 통일신라 때 오대산 북대에 오백의 대아라한을 그려 모신
나한당이 있었으며, 고려 때에는 나한의 자비와 보살핌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국가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나한제를 여러 번 열었습니다.
조선시대의 나한재는 수륙제와 함께 거행되어
진혼의식으로도 치러졌습니다.
창령사터는 영월주민 김병호 씨가 창원리에서 나한상을 발견하면서
2001년과 2002년에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하였습니다.
발굴자료와 역사적 기록으로 볼 때 창령사는 고려 때 세워져 조선 중기에
폐사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오백 나한" 옆에서.....
어떤 사람이 와서 나를 해치려 해도 스스로 마음을 굳게 지켜
성내거나 원망하는 마음을 품지말라.
한 생각 화내는 마음을 일으킬 때 백만가지 장애의 문이 열린다.
청허 휴정 (1520~1604) <선가귀감>
구름이 달리지 하늘이 움직이는가
배가 갈 뿐, 언덕은 가지 않는 것을
본래는 아무 것도 없는 것
어디메서 기쁨과 슬픔 이는가
- 편양언기 (1581~1640),"동사열전"-
몸의 행동은 모두가 마음에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먼저 마음을 고르게 해야 한다.
-불본행경171-
2부 : 일상 속 성찰의 나한
빌딩숲 속 현대인들의 도시 일상
복잡하게 얽힌 사람들의 일상.
그들의 수많은 이야기
그속에 파묻혀 오랜 시간 잊고 지애 온 나의 내면의 소리
가만히 귀 기울이면 소음은 잦아들고 조용히 떠오르는
내 마음의 소리
깨달은 자.
나한과 같이 가만히 귀 기울여 보세요.
내 마음의 자리에서
깨달음이 그렇게도 아름다운 것인가
오백나한이 오백가지의 웃음으로 만고에 전한다.
해탈의 염원을 담아서
거친 화강석으로 다듬은 나한의 얼굴이지만
그 웃음을 보는 순간에는
대리석으로 다듬은 비너스보다도 더 강한 빛을 본다.
내 마음이 어두울수록
그 거칠게 다듬은 얼굴들이
나의 어머니인 듯
나의 오랜 친구인 듯 마음을 밝히는 것은
세상 그 어는 조각가가 할수 있는 일은 아닌 듯 싶다.
부처님이 연꽃을 들어 설법을 하듯이
이 또한 고해를 건너가야하는 우리 중생들에게 건네는
바로 그 불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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