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덕천면 진메마을 김용택시인 생가에서

2012. 4. 16. 15:39나의 이야기

 

 

 

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벗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이 꽃이 된다는 것을

 

 

 

         

                서정시인 김용택님이 방문한 우리들에게  섬진강 둘레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하시는 모습

 

 

 

             김용택시인의 생가를 방문한 날은 5.2날  KBS에서 수요기획 방송분 촬영 중이어서 잘하면 내모습이 방송에 출연될 가능성도....ㅎ

 

 

 

 

 

 

 

그랬다지요

                                                                                                        김용택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사랑 노래 3

 

                                                                                         김용택

 

사랑의 눈과 눈이 만나 붐비네요

붐비는 것은

바람없이 노는

금싸라기 같은 햇빛이구요

 

아물아물 눈이 시네요

오 오, 봄이군요

우린 둘다

진달래빛 환한

앞산 뒷산이구요

 

 

 

 

 

별 하나

                                                                     

  

 

                                                                          김용택

 

 

당신이 어두우시면

저도 어두워요

당신이 밝으시면

저도 밝아요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있는 내게

당신은 닿아 있으니까요

힘 내시어요 

나는 힘 없지만

내 사랑은 힘 있으리라 믿어요

내 귀한 당신께

햇살 가득하시길

당신 발걸음 힘차고 날래시길 빌어드려요

그러면서

그러시면서

언제나 당신 따르는 별 하나 있는 줄 생각해 내시어

가끔 가끔

하늘 쳐다보시어요

거기 나는 까만 하늘에

그냥 깜박거릴께요

 

 

 

 

 

 

 

 

 

그리운 꽃편지1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피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세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피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들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