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구례 산동 산수유 마을의 끝무렵 산수유꽃(2025.3.30 하동여행 첫날)

뽀다구 2025. 4. 4. 10:18

 

 

구례 산동 산수유회관 전경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으로 사랑받는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불멸의 사랑'으로

산수유()는 층층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소교목으로 꽃은 노란색으로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는데, 그 모양이 아름다워서 관상수로 많이 재배합니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붉게 익어서 말리면 작은 대추처럼

보이며, 한방에서 약재로 이용합니다.

 

 

 

산수유 열매는 체내의 정(精)을 보(保)하지만 씨는 정을 출(出)한다고 알려져

있어서 정력제 등의 약재로 쓸 때에는 씨를 제거하고 말립니다.

과거에는 산수유의 씨를 제거하기 위해 마을 부녀자들이 모여 일일이 입에 넣고 앞니를

이용하여 씨를 뱉어내고 열매를 입안에 모았다가 뱉어 말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현재도 산수유를 재배하는 곳에 가보면 할머니들의

앞니가 기형인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산수유로 유명한 구례에선 부녀자들 입술에 산수유 진액이 배어들기 때문에

밤마다 그를 물고 빤 남편들의 정력이 강해졌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그러나 작업이 기계화된 현재는 더 이상 예전 방식으로 씨를 제거하지는 않습니다.

건조는 양파망 등에 넣어 햇볕에 말리거나 건조기를 이용해

전기나 석유 등으로 화건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다만 양파망을 이용하면 양파망의 끈 찌꺼기가 산수유에 섞여 나오기도 하고, 화건하는

경우에는 높은 온도로 인해 쪄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각각의 단점이 있습니다.

사향(목향), 당귀, 녹용과 함께 공진단의 주 재료이고 불가리아 전통 요구르트

유산균은 그 지방 산수유나무의 가지에서 얻는다고 합니다.

 

 

 

구례 산수유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 문헌에도 자주 나오는데 세종실록지리지, 산림경제,

동국여지승람, 승정원일기 등에는 구례에서 공납을 위해 산수유를 지역에서 재배했고,

한약재로도 쓰였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본디 산수유 한 그루로 시작했던 마을 일대에서 척박한 산악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써 왔던

것이 조선시대에는 마을의 특산품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던 것이지요.

 

 

 

산동면에는 산수유 풍경과 이야기를 따라 걷는 산수유길이

있는데 총 5개 코스, 12.4㎞에 달합니다.

 

대표 코스인 1코스에서는 지리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인 서시천과 노란 산수유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시정을 자아내는데 1코스는 3.6㎞이고 '꽃 담길'이라 명명된 1-1코스는 산수유 사랑공원,

산수유 문화관, 반곡마을을 지납니다.

 

'꽃길'이라 불리는 1-2코스 끝에는 지리산 산나물, 말린 산수유 열매 등을

파는 지리산나들이 장터가 있습니다.

 

산수유 사랑공원은 이 꽃이 상징하는 '영원불멸의 사랑'을 주제로 조성됐습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공원에 서면 산수유꽃이 수놓은 정겨운

마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골짜기 밑, 소반 같이 평평한 곳에 형성된 반곡마을은 봄이면 산수유꽃으로 가득 차는 꽃 대궐로

탐방객들은 반곡마을과 서시천 사이에 놓인 나무 데크 길을 걸으며 추억을 쌓고 있습니다.

 

5코스에서 가까운 계척마을에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심은 산수유나무가 있습니다.

수령이 1천 년 이상(실제 300여 년 수령)으로, '할머니 나무'로 불리는데

구례의 산수유나무는 이 시목지에서 보급됐다고 합니다.

 

옛날 중국 산동성에 살던 처녀가 이곳으로 시집오면서 산수유 묘목을 가져와 심었다는데 처녀의

모친이 고향을 잊지 말라는 당부와 함께 처녀에게 준 것이 산수유나무였었다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