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시덤불이 많다는 의미의 바농 오름(제주도 세달살기 2020.10.9)

뽀다구 2021. 1. 7. 11:31

 

바농오름 정상부의 굼부리 전경

 

가을을 이기는 여름이 없다더니, 세 차례 태풍이 지나간 제주의 들녘은 시나브로 모습을

달리하며 오름으로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번영로를 따라 제주시를 벗어나면 넓은 들판이 보이는데

이 곳을 제주사람들은 "바농벵뒤"라고 부릅니다.

 

"바농"이라고 하면 바늘을 뜻하는 제주말이고 "벵뒤"라고 하면 들판을 이르는 제주 말인데 ‘드르’는

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평야지대를 지칭하는 말이고,‘뱅 뒤’는 비교적 거칠어서 농사보다는

목장으로나 쓰일법한 곳을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바농뱅뒤’라고 하면 거친 들판에 가시덤불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가시덤불이

많다보니 조선시대에 이곳에 목장이 개설되었을 때에는 이 곳 이름을 "침장(針場)"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이 "바농벵뒤" 들판에 커다란 오름 하나가 솟아올라있는데  가시덤불이 많다 보니

이 또한  이름을 "바농오름"이라고 하였습니다.

 

 

바농오름 안내도

 

번영로를 달리다 보면 교래리를 거처 남원으로 향하는 남조로를 만나게 되는데, 이 남조로를 따라

1.6Km 정도를 가면 오른편으로 이기풍 선교기념관이라는 표지와 함께 남조로의 옛길이 나옵니다.

 

이 길로 들어가면 오른편으로 다시 시멘트 포장길이 이어지고 이 길을 따라 가면 제주 베스트 힐이라는

야영장을 겸한 곳이 나오는데 이 부근이 예전의 침장이 변한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좌회전을 해서 300m 정도 들어가면 좌측에 공터가 나오는데 이 곳에 차를 주차하고

오름 쪽으로 살펴보면 오름 가꾸기 푯말과 함께 잘 정비된 등산로가 맞이 합니다.

 

산세가 불끈 솟아오른 모습에 만만찮은 경사로를 지닌 등로를 보게 되면 초입에서부터

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데 그러나 등로 표지판을 잘 살펴보시면 바농오름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오를 수 있는 우회 등산로를 확인하실 수가 있습니다.


저도 가장 힘든 코스인 1번 코스를 피하여 3번 코스로 우회 진입하여 2번 코스인 굼부리를 돌아

1번 코스로 하산하는 방식으로 바농오름으로 향합니다.

 

삼나무와 측백나무가 즐비하게 조림되어 있는 3번 코스는 산허리 아래를 돌아가며 완만하게

바농 오름으로 올라가도록  되어있었는데 중턱 이후부터는 자연림이 무성하였습니다.

 

 

경사도가 심한 1코스 전경

 

 

완만한 3코스 전경

 

 

큰지그리 오름 전경

 

 

바농오름으로 향하는 다소 경사진 3코스 등로

 

 

미역취

 

 

투구꽃

 

 

산부추

 

 

2코스 굼부리 능선 시작점 전경

 

2코스로 접어들자 완만한 굼부리 능선이 바라다 보이고 접시같이 야트막한

굼부리를 따라 한 바퀴 도는 길이 나있습니다.


키 작은 나무들과 무성한 잡목들 그리고 억새들이 꽃대를 밀어 올려

선선한 초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가시엉겅퀴와 풍뎅이

 

 

바농오름의 굼부리 전경

 

 

청미래덩굴의 열매(방언: 망개 열매)

 

 

투구꽃

 

 

산불감시초소 전망대 전경

 

 

산불감시초소 전망대에서

 

 

산불감시초소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전경들

 

 

 정상부 굼부리 산불감시초소 전망대 전경

 

 

바농오름은 이두 식으로 한자 화해서 반응악(盤凝岳), 그 뜻을 따라서 침산(針山) 또는

침악(針岳)이라고 표기하기도 합니다.

 

조천읍 교래리에 속하는 바농오름은 표고 552m 비고는 140m 정도로 꽤 큰 오름에 속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원형 굼부리 하나를 지닌 오름으로 보이지만 옆구리에 말굽형 굼부리를

하나 더 달고 있는 오름으로 복합형 굼부리 오름입니다.

 

 

 

오늘 날씨만 좋았어도 조망이 환상적이었겠지만 흐린 날이다 보니......ㅜㅜ

 

 

이기풍 선교 기념관

 

 

그린필드 컨트리클럽과 명성교회 제주 선교 수양관

 

 

이기풍 선교 기념관과 세미 오름

 

 

조천읍 일대

 

 

바농오름 굼부리 둘레(2코스)를 다 돌아본 후 1코스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1코스를 하산하여 3코스의 못가 본 구간을 향해 걸어 나갑니다.

 

바농오름 정상부에서 이 곳을 내려다보았을 때 하단부 전경들이 좋아 보여서

호기심에 3코스 못 걸어 본 둘레길을 걸어 봅니다.

 

 

 

제주 베스트 힐 야영장 후면

 

 

편백숲 시작점 근처의 물웅덩이

 

 

 

잘 가꾸어진 편백나무숲

 

 

 

잘 가꾸어진 편백숲을 돌아 본후 바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들어가니

명성교회 제주 수양관의 텃밭이 나옵니다.

 

올 여름 세 번의 태풍속에서도 아주 잘자란 텃밭의 작물들을 보니 이 곳 텃밭을

관리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이 곳을 지나던 텃밭 관리인을 만나서 텃밭에 대한 이야기와 세상사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리를 해먹을 고추를 좀 달라고 하였더니 부지런한 관리인이 호박 몇 개와 먹을 만큼의

고추를 제게 직접 따주더군요.

 

 

교회의 시설 일부이겠지만 참 대단한 시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자세습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교회인지라 이런 정도의 부를 지닌 교회이다보니

대대손손 욕심을 가질만 하겠다는 생각이......ㅎ

 

저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성경에 "너희가 기도하는 곳이 교회니라" 하였거늘

어찌된 까닭인지 요즘 교회들은 하나님의 성전만 호화롭게 짓습니다.

 

제 생각에 신도들의 헌금으로 어렵게 일군 교회라 할지라도 그게 목회자의 소유물은

아닐것으로 여겨져 참으로 안탑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을 찾기위한 교회인지 목회자를 위한 교회인지 최근 종교들의

타락상을 보면 날이 갈수록 실망스러워 집니다.

 

 

명성교회 제주 선교 수양관 전경

 

 

꾸지뽕 열매

 

 

좌측 제주 베스트 힐 야영장 담장과 전면 포장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