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끈 다랑쉬 오름의 화려한 가을(제주도 세달살기 2020.9.25)

뽀다구 2020. 12. 28. 00:09

 

아끈 다랑쉬 오름 정상에서 바라다본 알오름 그리고 성산일출봉과 대왕산

 

 

다랑쉬 오름 주차장 안내판에 세워진 제주도의 오름 지도

 

 

다랑쉬 오름 안내판 한 귀퉁이에 올려져 있는 아끈다랑쉬 오름 지도

 

 

다랑쉬 오름 안내

 

 

다랑쉬 오름 주차장에서 바라다보는 아끈 다랑쉬 오름 전경

 

"아끈"이란 뜻은 "작은"을 뜻하는 접두사로 순수한 우리말로 많이 쓰이지 않는 접두사이다 보니

그 뜻을 정확하게 모르는 사람들이 제주도 방언이라고 하는데 순수한 우리말임을

다시 한번 밝혀 둡니다.

 

아끈 다랑쉬 오름은 다랑쉬 오름 주차장 바로 앞에 형제처럼 위치하고 있는데

이름 자체가 주는 독특함에 이쁘고 정답게 느껴집니다.

 

아끈 다랑쉬 오름의 표고는 198m이지만 주차장에서의

실제 높이는 50여 m 정도에 불과합니다.

 

오름 정상에 올라가면 억새로 뒤덮인 분화구의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다랑쉬란 어원은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게 보여 높다는 뜻의 달과 봉우리가 합쳐져 이 곳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위키백과에서는 달은 다리의 축음으로 "넓은 들" 안은 안쪽에 있다

쉐는 소의 제줏말로 "쉬"로 변화  달안쉐>다란쉐> 다랑쉬로 정리를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말 '다리(들)'을 한자로 표기할 때 달(達)로 표기를 하였고 일제강점기에 달을 음으로 변경하여

‘월(月)’로 바꾸고 랑을 한자로 표기하니 월랑 그리고 여기에 봉우리라는 '봉(峰)'을 붙여'월랑봉(月郞峰)'으로

쓰였다가 다시 우리말인 다랑쉬오름으로 바꾸게 되었다는 복잡한 변천사가 있습니다.

 

 

 

이 곳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용눈이 오름

 

 

오늘은 강선생님 내외분과 함께 아끈 다랑쉬 오름을 찾았습니다.

 

제주 동부 오름군들 중에 하나이지만 다랑쉬 오름에 치여 항상 무심하게 지나쳤던 곳이었는데

오늘은 이 가을에 제주도 삼 개월 살기 기간 중 제주의

오름군들을 가급적이면 다 올라보자는 생각에.....ㅎ

 

 

아끈 다랑쉬 오름 초입에서 바라다본 다랑쉬 오름

 

※ 다랑쉬 오름에 관해서는 제 블로그에 오래전에 올린 적이 있었기에 여러분들께서

궁금하시다면 하단부 검색창을 통하여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끈 다랑쉬 오름으로 오르는 등로는 생각보다 미끄러웠는데 그 이유는 배사면이

급한 진흙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끈 다랑쉬 오름으로 올라가면 마주하게 되는 왕따 소나무로 주변 잡목들보단

제법 수령이 오래된 탓에 홀로 서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오늘 이 곳을 함께한 강선생님 내외

 

 

아직은 가을 초입인 탓에 은빛 찬란한 억새들의 향연은

조금 더 있어야 빛을 발할 듯 합니다.

 

 

다랑쉬 오름 전경

 

다랑쉬 오름에는 재미있는 설문대 할망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는데 설화에 의하면, 제주의 창조신

설문대 할망이 치마로 흙을 나르면서 한 줌씩 놓은 것이 제주의 오름인데, 다랑쉬 오름은 특히

도드라져 주먹으로 탁! 쳐서 파이게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분화구 언저리에 자리한 무덤 

 

 

 

다랑쉬 오름을 배경으로

 

 

조금 이르게 자란 은빛 억새가 출렁이는 아끈다랑쉬 오름 둘레길에서

바라다보는 성산일출봉과 대왕산

 

 

오름의 동쪽 끝까지 걸어간 끝에 만난 절경은 바람만큼이나 시원합니다.

 

절벽처럼 깎아지른 오름 아래로 밭들이 펼쳐져 있고, 앞으로는 다른 오름들이 눈앞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정면으로 저 멀리 성산일출봉까지 바라다 보입니다.

 

맑은 날씨 덕에 멀리 바다까지 한눈에 바라다 보입니다.

 

 

 

굼부리 둘레길을 따라 억새 숲길을 헤치며 걷는 내내

하늘과 맞닿아 있는 느낌이 듭니다.

 

굼부리 주변에 여름 내내 거칠게 자란 풀과 억새들이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눈앞으로

보이는 건 파란 가을 하늘에 둥실둥실 떠가는 구름뿐입니다.

 

주변이 적막한데 들리는 건 오로지 억새를 흔드는 바람소리뿐으로

아무도 없는 초원을 홀로 걷는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 함께 한 강선생님 내외만 아니라면 아무도 없는

억새밭의 이방인이란 생각이......ㅎ

 

아끈 다랑쉬에 난 길은 길도 좁을 뿐만 아니라 양옆으로 풀이 숲처럼 우거져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팔을 휘저으며 걸어 나갑니다.

 

사실 아끈 다랑쉬 오름 정상 역시 다랑쉬 오름처럼 분화구같이 움푹 패어있었는데

높은 가장자리와 패인 중심부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알아채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저 평평한 둘레길을 걷는다는 느낌, 아마도 그런 이유는 억새와 풀로

가려져서 더 그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낮고 작은 오름이지만 보이는 전경은 말 그대로 환상적입니다.

두산봉, 성산일출봉, 대왕산도 보이는 풍경이 절경인 아끈 다랑쉬 오름

 

 

 

아끈 다랑쉬 오름은 다랑쉬 오름과는 다르게 가운데와 가장자리의 높낮이 차가 거의 없어

정상은 평평한 형태로 보인답니다.

 

그런 탓에 아끈다랑쉬 오름의 매력은 바로 평평한 정상에 넓게 피어있는

은빛 억새들의 향연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은 이른 탓에 빛을 발하진 못하지만 가을이 깊어지면

조만간 은빛 찬란한 억새들이 춤을 추리란 생각이.....

 

 

아끈 다랑쉬 오름은 다랑쉬 오름 동쪽에 야트막하게 자리 잡고 있는데

그 굼부리는 둘레가 600m 깊이는 10m 정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상에 올라서면 분화구 모양이 마치 원형경기장을 연상케 합니다.

 

굼부리는 예전에 소나 말의 먹이가 되는 촐(꼴의 제주어)의 주산지였습니다.

하나 지금은 오르미들에게 억새 군락지 오름으로 유명합니다.

 

깊은 가을이 되면 오름은 성인보다 높게 자란 은빛 억새 물결로 장관을 이룹니다.

 

 

 

아끈 다랑쉬 오름의 상징 왕따 소나무 전경

 

아끈 다랑쉬 오름에는 왕따 소나무가 한 그루 서있는데 이 소나무를 기점으로 굼부리 둘레길을

한 바퀴 도는 게 아끈 다랑쉬 오름의 매력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아끈다랑쉬 오름을 내려가 오늘의 다음 여정인 용눈이 오름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