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이 만개한 서우봉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2020.3.29)
노란 유채꽃이 만개한 조천 함덕리의 서우봉에서 내려다본 함덕 해수욕장 전경
제주 한 달 살기 4일 차 아침
제주에 도착하면서 내리기 시작한 봄비는 지겹단 생각이 들 정도로 3일 동안 줄기차게 내렸는데
오늘은 언제 그렇게 비가 내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화창합니다.
숙소에서 가볍게 아침을 챙겨 먹고 애마를 몰아 조천읍 함덕 해수욕장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머물던 서귀포 하원에서 이 곳 함덕까지는 차량으로 1시간 정도를 달려야 올 수 있는 거리이기에
중산간도로를 타고 부지런히 액셀을 밟아 함덕 해수욕장 상부 서우봉 둘레길 출입구 쪽에 있는
주차장(무료)에 차를 주차하고 서우봉으로 향합니다.
벚꽃과 유채꽃이 낮은 돌담과 어울려 아름다운 봄이 가져다주는 느낌은 배가 됩니다.
서우봉 정자각
맑은 하늘과 노란 유채꽃이 봄의 앙상블을 만들어 바다 바람을 타고
내 귓가와 눈을 호강시켜줍니다.
제주의 봄 색상은 제가 노랑이라고 하였는데 오늘은 노랑과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하얀 뭉게구름이 멋진 코러스로 합주를 합니다.
오늘은 제주도 방언으로"멘도롱또돗"입니다.
이게 몬말이냐고요?
"기분 좋은 따뜻함"이라는 의미의 제주어랍니다.
사실 이 함덕은 제 젊은 시절의 추억이 어린 곳인지라
이 곳에 올 때면 남보다 감회가 크답니다.
그 시절에는 이 곳 해안에서 학꽁치가 많이 잡혀서 그것으로 캠핑 중 반찬거리를 했던 생각과
잡은 고기가 너무 많아 그 고기로 야영을 하는 피서객들과 다른 반찬 거리로 교환을 해서
찬거리를 해결하기도 했었답니다.
지금은 함덕도 많이 변해서 큰 호텔과 리조트도 생겼지만 70년대 중반에는
이 곳에 함덕여인숙 밖에는 숙박 시설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함덕 여인숙 바로 앞뜰에 민물펌프가 있었는데 제가 여름철에 바닷가에 들어 갔다가 나오면
근처의 유료 샤워장시설 보다는 이 여인숙의 펌프물로 샤워를 했었던 추억이......ㅎ
그 당시 야영장은 동네 주먹들이 텐트1개소당 야영비를 받던 시절이었는데 저희는 야영장이 싫어서
함덕여인숙 앞 잔디밭에 야영을 했었는데 저희가 있던 곳 까지도 야영비를 받으러 오더군요.
그러나 제주도경에 친척 이름을 거짓으로 팔아 야영비를 거절하였던 생각이......ㅋ
서우봉 산책로는 함덕리 주민들이 낫과 호미만으로 2년에 걸쳐 조성한 약 2.5㎞의 길로 앉아서 경치를
감상하며 쉴 수 있는 정자도 있으며 다양한 제주어 글귀가 적혀있는 팻말들이 이곳저곳에 있어
해안을 바라보며 산책하기엔 아주 좋은 곳입니다.
물론 주차장도 무료입니다만 올 해에는 4월 중순에 이 곳을 다시 찾았을 때에는 코비드 19로 때문이었는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자 전염을 우려해 유채꽃을 베어버렸더군요.
노란 유채꽃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어우러진 서우봉의 유채꽃밭은 제주만의 특별한 풍경인데
노란 유채꽃이 몬 죄가 있는 것인지.....ㅜㅜ
우묵사스레피나무숲길
함덕해변에서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는 젊은 처자들
이제 서우봉둘레길을 돌아보고 성산일출봉으로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