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봉은사에 찾아 온 봄.2(2020.3.8)

뽀다구 2020. 3. 9. 20:00













봉은사 영각 옆에 곱게 핀 홍매화





매화송  



                                       

                                             -  조지훈 - 



 매화꽃 다 진 밤에
호젓이 달이 밝다.


구부러진 가지 하나

영창에 비치나니

아리따운 사람을

멀리 보내고

빈 방에 내 홀로

눈을 감아라.


비단옷 감기듯이

사늘한 바람결에

떠도는 맑은 향기

암암한 옛 양자라

아리따운 사람이

다시 오는 듯

보내고 그리는 정은

싫지 않다 하여라.

















































산수유

































매화  


                                 

                                             -   나호열  -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젊어서 보이지 않던 꽃들이
이제야 폭죽처럼 눈에 보인다


 향기가 짙어야 꽃이고
자태가 고와야 꽃이었던
그 시절 지나고
꽃이 아니어도
꽃으로 보이는 이 조화는


바람 스치는 인연에도
눈물 고이는 세월이 흘러갔음인가
 피는 꽃만 꽃인 줄 알았더니
지는 꽃도 꽃이었으니


 두 손 공손히 받쳐들어
당신의 얼굴인 듯
혼자 마음 붉히는
천지에 꽃이 가득하다































옛 우리 선조인 선비들의 매화 사랑은 참 유별했다고 하는데 매화는 봄꽃 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꽃으로 대략 입춘을 전후로 피는데, 말이 입춘이지 양력으로는 2월이라 아직 춥습니다.


그런데도 선비들은 매화를 찾아 나사곤 하였슨데 이를 ‘탐매(探梅)’라 합니다.


선비들은 신흠의 시에서처럼 ‘일생을 추워도 향을 팔지 않는’ 매화를 보며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쉽게 타협하거나 굽히지 않겠노라 스스로의 정신을 가다듬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