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내리는 내소사와 채석강(2019.11.17)
내소사 대웅보전 전경( 보물 제291호)
내소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인 선운사의 말사로 원래 이름은 소래사였으며
633년(선덕여왕 2) 신라의 혜구(惠丘)가 창건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나라 장수 소정방(蘇定方)이 석포리에 상륙해 이 절을 찾아와 군중재를 시주한 일을 기념하기
위해 절 이름을 내소사로 바꿨다는 설이 있으나 사료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이 절에 관한 기록은 (동국여지승람)과 최자의 보한집(補閑集)가운데 정지상이 지은
제변산소래사(題邊山蘇來寺)라는 시가 있고, 이규보의 남행일기(南行日記)가 있는데
모두 "소래사"로 기록되어 있어 언제 "내소사'로 바뀌었는지 분명치 않습니다.
1633년(인조 11) 청민(靑旻)에 의해 중건되었고 1902년 관해(觀海)에
의해 수축된 뒤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이 절에 있는 중요문화재로는 고려동종(보물 제277호), 법화경절본사경(보물 제278호),
대웅보전(보물 제291호), 영산회괘불탱(보물 제1268호)가 있으며 그밖에 설선당·보종각·
연래루·3층석탑 등이 있습니다.
내소사 대웅보전전경
내소사에 있는 조선 중기의 목조건물로 보물 제291호이며 앞면 3칸, 옆면 3칸의
단층팔작지붕 건물로 다포 계통의 불당입니다.
잡석으로 쌓은 비교적 높은 축대 위에 낮은 기단을 두고 자연석의 초석(礎石)을 배치했으며,
그 위에 기둥을 세웠는데 모서리기둥[隅柱]만 배흘림이고 나머지는 곧은 원기둥[圓柱]입니다.
앞면의 기둥 사이에는 중앙칸에 사분합(四分閤)문을, 좌우칸에 분합문을 달았는데 문짝은
초화무늬[草花紋]가 정교하게 투각된 꽃살문입니다.
처마를 받친 공포는 다포계로 중앙칸에 3개, 좌우칸에 2개씩 배치되어
모두 11개의 공포로 결구되어 있습니다.
외3출목·내5출목으로 전통형식에서 벗어나 있으나 쇠서[牛舌]들이 겹겹으로 중첩되어
뻗어나와 있는 공포의 구성은 조선 중기 이후의 다포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토요일밤 친구의 갑작스런 전화에 생각지도 않았던
늦가을 마지막 단풍나들이에 따라 나섭니다.
내소사의 단풍 적기는 지났겠지만 그래도 서울보다는 더 남쪽이기에 며칠 전 돌아 보았던
남산의 화려한 단풍을 생각하고는 미련없이 카메라를 챙겨 일요일 새벽 내소사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러나 출발일전 토요일날 밤에 보았던 일기예보는 새벽3시까지 비가 내리다
아침부터 그치고 흐리겠다는 예보였었는데 이 예보는 여지없이 빗나가 버리고
징하게도 하루종일 비가 후즐근하게 내렸습니다.
변산쪽의 내소사와 마실길 정도를 걷는 가벼운 트래킹코스라는 말에 등산복도 거추장 스러워보여
평상복차림으로 나섰는데 우중속에 내변산을 산행한다고 하니 차 안에서 다소 걱정이 앞섰습니다.
이 빗길에 비록 짧은 등산코스이기는 하나 내변산의 미끄러운 암봉을 오르기에는 무리란
생각에 등산은 접어버리고 내소사만 돌아 보기로 마음속으로 작정을 합니다.
다행스럽게 저와 친구가 따라간 산악회에서 이 빗줄기속에 등산은 무리라 판단을 하고 정상적인
산행코스는 포기를 해버리고 내소사와 채석강만 돌아보는 관광으로 일정을 변경해
다행스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ㅎ^^*
사실 이 곳 내소사와 내변산은 여러 번에 걸쳐서 찾아본 곳이기에 그리 새로울 것은 없는 곳이지만,
그래도 내소사 단풍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곳이기에 다소 비를 맞으면서 내소사 경내를 돌아봅니다.
불단 위에는 아미타구품인을 한 불좌상과 좌우에 보살좌상을 안치했고
그 위에 닫집을 따로 설치하지는 않았습니다.
건물은 그다지 큰 편이 아니며, 평면은 중후한 방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에 비해
기둥 높이가 낮아 단정한 느낌을 줍니다.
대웅보전은 1623년(인조 1)에 완공되었는데 그 의장(意匠)과 기법이 매우 독창적인 조선 중기의
대표작으로 못 하나 쓰지 않고 나무를 깎아 서로 교합하여 만들었다고 하며, 법당 내부의
벽면에 그려진 관세음보살상 등의 그림도 일품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이 건물은 호랑이가 화현(化現)한 대호선사(大虎禪師)가 지었다 하고,
벽화는 관세음보살의 화현인 황금빛 날개를 가진 새가 그렸다고 하는데, 그 때의 일화가
지금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대웅보전 건물 내부의 5개 출목에 걸쳐진 살미첨차에는 모두 연봉형을 새겼으며
소위 운궁이라는 장식적 형태로 변모되어 있습니다.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과 고운 단풍
노란 상사화가 피던 내소사 전나무 숲은 이젠 마른 낙엽으로 덮여만 갑니다.
내년 봄이면 다시 필 노란 상사화에 밑거름이 되겠지요.
혹여 노란 상사화가 핀 내소사풍경이 궁금하시다면 제 불로그 하단 검색창에서 내소사를
검색해보시면 그 아름다운 풍경들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번 내소사 여행을 함께한 친구
채석강 전경
채석강(採石江)은 전라북도 기념물 제28호이며,
변산반도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변산반도 서쪽 끝의 격포항(格浦港) 오른쪽 닭이봉(鷄峰)일대의 1.5㎞의 층암절벽과 바다를
총칭하는 지명으로 변산팔경 중의 하나인 채석범주(彩石帆舟)가 바로 이곳을 말합니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술을 마시며 놀았다는 중국의채석강과 흡사하다고 하여
‘채석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경치가 아름다울 뿐 아니라 바위의 기묘한 형상 때문에 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데
격포항 오른쪽의 닭이 봉 밑 바다에서 추켜올려진 단애는 수성암 단층이 여러 채색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바닷물의 침식을 받은 화산성 퇴적암층은 격포리층으로 역암 위에 역암과 사암, 사암과 이암의
교대층[호층, 互層], 셰일, 화산회로 이루어진 이암의 층서를 나타냅니다.
퇴적환경은 화산 분출물이 깊은 호수 밑바닥에 고밀도 저탁류(底濁流, turbidity current)로
퇴적된 수중 삼각주로 해석됩니다.
채석강의 절벽에는 습곡, 단층구조, 관입구조와 파식대 등이 관업하게 나타나며 지형
ㆍ지질 현장 학습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